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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정사상 초유’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수감…사법부 ‘치욕의 날’
양승태(왼쪽) 전 대법원장이 24일 구속수감되자, 김명수(가운데)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국민에게 사과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무일(오른쪽) 검찰총장은 별다른 언급없이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법행정권을 남용하고 일선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구속됐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된 것은 사법부 71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관련기사 2면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청구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전날 영장심사를 마치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었던 양 전 대법원장은 그대로 수감됐다. 검찰은 10일간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 수사할 수 있고, 이 기한은 한차례 연장이 가능하다. 늦어도 20일 이내에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강수사를 마무리하고 양 전 대법원장을 기소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6년간 대법원장으로 일하면서 임종헌(60ㆍ구속기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박병대·고영한(64) 전 대법관 등에게 ‘재판거래’ 등 반헌법적 구상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임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된 데 대해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말을 남겼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가 어떤 말씀을 드려야 우리의 마음과 각오를 밝히고 국민 여러분께 자그나마 위안을 드릴 수 있을지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저를 비롯한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 그것만이 이 어려움을 타개하는 유일한 길이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의 부응하는 최소한의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법원 내에서는 대체적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영장전담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는 한 부장판사는 “많이 안타깝고 참담하다,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좌영길·이민경 기자jyg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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