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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SKY 캐슬’의 미덕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입시스릴러 ‘SKY 캐슬’의 미덕중 하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결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드라마는 뒷심이 약한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캐릭터와 상황 설정 등이 갈수록 힘을 받을 수 있게 해놨다. 과거사가 밝혀진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의 미스터리함이 기폭제 역할을 했고, 혜나(김보라)의 죽음이후 불이 확 타올라 연달아 전체에까지 번지는 형국이다.

2회를 남겨놓은 현재 조금도 긴장도가 약화되지 않는다. 인물들도 김정란-염정아-김서형-윤세아-이태란-정준호-김병철 등이 차례로 부각되면서 사회적인 의미까지 띠고 있다. 요즘은 50세가 되서야 마마보이로부터 탈출하는 의사 강준상(정준호)이 단연 화제다.

강준상이 “나 그냥 엄마 아들 하면 안돼요? 저 주남대 사표 낼 겁니다”라고 하자 엄마인 윤여사(정애리)는 “너 병원에 사표 낼 거면 날 죽이고 내”라고 맞선다.

한국 남자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기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러니 엄마에게 처음으로 등을 돌렸던 강준상의 행위를 비웃지도 말 것이며 찌질하다고도 하지 말자.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을 끝까지 고수한 차민혁 교수(김병철)가 결국 큰 집에서 덩그러니 혼자 남는 모습도 웃으면서 볼 수가 없다. 개연성이 너무나 충분해서다.

‘SKY 캐슬’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순기능이 있다.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하고 엄마가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춰 살아온 지난 인생을 뼈저리게 후회하는 강준상과 분위기 파악 못하다 가족으로부터 외톨이 신세가 된 차민혁을 보면서, 자식에게 조금 더 잘해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식의 의견을 좀 더 경청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두 캐릭터의 공통점은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하고 엄마 또는 구습이라 할만한 사회가 만들어놓은 프레임속에서 여전히 머물러 있다는 점, 결론은 불행밖에 없다는 점이다. 

강준상을 연기하고 있는 정준호는 감정을 잘 잡고 있고 연기 준비를 많이 한 게 느껴졌다. 속물 캐릭터에 공감을 불어넣었다. 그도 자식을 길러보면서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된 것 같았다. 50세에 홀로서기를 감행한 강준상을 보면서 60세인 기자가 할 수 있는 말은 “아직 안 늦었다”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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