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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러내기 어려웠었다”…與서 터진 탈원전 속도조절론 (상보)
- “송영길이 용감하게 화두…공론화 더 될 것”
- “원자력 학회 등에서 의견표명 이어질 예정”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원자력계 신년인사회’ 참석자들이 떡을 자르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부터 송영길 국회의원,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유영민 장관,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총장.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신한울 3ㆍ4호기 건설 재개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공개적으로는 처음 목소리를 냈지만, 몇몇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됐다.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14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많은 의원이 고민 중이다.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다”며 “송 의원이 용감하게 화두를 던졌으니 공론화가 더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민도 원하고, 부품도 주문됐고, 부지도 확보됐다”며 “신한울 3ㆍ4호기는 이미 설계가 다 돼있다. 하기로 한 것은 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했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도 “여당 입장에서 드러내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웠다”며 “화력발전이 이어지면 미세먼지 문제 때문에 힘들다. 화력발전을 축소하고 다른 대체에너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일반 재생에너지 정책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경제 위기론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소수의견이 탈원전을 고리로 분출된 셈이다.

최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비교적 드문 경제 전문가다. 그는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송 의원은 학생운동을 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앞서 치러진 전당대회와 대선에선 ‘호남ㆍ비문’으로 분류되기도 했었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탈원전 속도조절론이 여당 내부에서 터져 나오자 야권은 환영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여당 의원들도 국민의 대표지, 정부의 대리인은 아니다”며 “이제 대통령도 국내외에서 말이 다른 탈원전 인지부조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도 통화에서 “여당 의원으로 소신을 말했다. 구국이자 애국이다”며 “지금은 지역에 있지만, 올라가서 만나든지 해보려고 한다. 같은 의원인데 못 만날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오늘 아침 (탈원전 반대 관련) 온라인 서명이 18만명을 넘어섰다. 하루에 1만명 이상 들어온다”며 “20만명이 넘으면 청와대에 넘겨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자력 학회 등에서 송 의원 의견에 대한 의견표명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판은 오히려 여당 내에서 튀어나왔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송 의원의 발언에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은 전혀 급진적이지 않다”고 했다. 또 “노후 화력발전소가 문제이니 다시 원점으로 가자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는 주장”이라며 “에너지 전환은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원내대표를 지냈다. 탈원전 공론화 등 과정이 모두 그가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던 시절 시작됐다. 그는 현재 민주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야권은 환영하는 현상이 생기자 이 대표가 직접 중재에 나섰다.

그는 전날 신년기자회견에서 “(송 의원과 같은) 그런 의견도 있고, 일부는 진도가 나간 부분도 있다”며 “(원전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있는데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검토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길게 봐서는 탈원전이라고 하는 것인데 표현이 탈원전이지 사실은 원전 비율을 낮춰가는 것”이라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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