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야당 협의 거치지 않고 단독 발의
-청와대 신년 기자회견에는 “몽상” 비판
-실제 특검 도입까지는 시일 걸릴 전망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잇따른 폭로로 시작된 각종 청와대 논란에 대해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특별검사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애초 다른 야당의 협조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께 특검 법안을 공동 발의하려던 한국당은 “더는 미룰 수 없다”며 단독 발의를 결정했다.

10일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산조사단장인 김도읍 의원 등은 이날 오후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과 신재민 전 사무관이 폭로한 청와대 및 정부의 민간인ㆍ공무원 불법사찰과 민간기업ㆍ언론사 인사 개입, 국고손실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더이상 미룰 수 없어 특검 발의를 하겠다. 바른미래당이 속도를 늦춘다면 독자적으로 특검을 반드시 관철해 의혹을 다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애초 공동 발의에서 단독 발의로 방향을 바꾼 데에는 특검법안 발의에 대한 바른미래의 미온적 태도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의 비위 의혹 폭로와 관련,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다.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갖고 판단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같은 청와대의 반응에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일종의 수사 가이드라인”이라며 반발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자기위안과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오로지 대통령만의, 대통령만을 위한’ 신년 기자회견 발상이 참으로 기발하다”며 “대통령은 역시나 ‘몽상’속에 빠져 있고, 국민들은 ‘한숨’속에 빠져있음만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특검 법안을 단독으로 발의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야당이 특검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이며 실제 특검 도입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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