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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로 ‘공’ 넘어온 최저임금…시작부터 험난
-야권과 노ㆍ사 모두 개편안에 ‘부정적’
-“최저임금 분쟁만 더 격화될 수 있어”
-‘81개’ 쌓인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걸림돌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정부가 최저임금의 인상구간과 결정을 이원화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국회로 공이 넘어왔다. 여당은 개편안을 두고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이 시작되기 전인 오는 7월까지 입법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여당은 불만을 표하고 있어 실제 통과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과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 협상이 시작되기 전인 오는 7월까지 개편안 입법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시한인 7월 이전에 국회 입법이 마무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기존 최저임금위원회가 단독으로 결정하던 최저임금을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와 노사 대표 및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로 나누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 노사정이 각각 후보를 추천한 구간설정위에서 인상 폭을 제한하면 정부와 국회가 추천한 결정위원들이 다음연도 인상액을 최종 결정하는 식이다.

여당의 입법 추진 의지에도 실제 통과까지는 난관이 많다. 여당은 물론이고 경제계와 노동계까지 개편안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구간설정위원 9명 중 5명, 결정위원 7명 중 4명을 정부가 추천하는 개편안 대로면 정부 입김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결국 최저임금 구간설정부터 극심한 다툼에 휘말릴 것”이라며 “매년 최저임금을 둘러싼 분쟁이 더 격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 역시 전날 논평을 통해 “실질적인 결정구조 개편 방식은 빠진 채 형식만 이원화한 격화소양에 불과하다”며 “공익위원 선정방식과 최저임금 이해당사자의 입장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안도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도 구간설정위원 구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 추천이 아닌 국회 추천으로 위원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뽑아준 국회의원이 구간설정위원회 위원을 추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구간설정위가 얼마나 객관화될 수 있느냐에 정책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했다. 양대 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당사자와 논의 없이 낸 일방적 개편안”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에 계류된 산적한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걸림돌이다. 야당은 결정구조 개편에 앞서 주휴수당 제외와 최저임금 인상 6개월 유예 등의 시급한 조치부터 먼저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온 관련 입법안만 81개로 2020년도 최저임금 동결, 차등적용을 통한 속도 조절 등이 상당수다. 전날 경제 4단체와 긴급 간담회를 가진 한국당은 경제계의 요구와 맞물려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 실제 개편안 통과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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