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6개언어로 업로드”…영어판 200만뷰

국방부는 한일 레이더 공방과 관련해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금명 간에 영어 외에 6개 외국어 자막을 입혀 온라인에 업로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4일 유튜브에 한글과 영어로 된 영상을 올려 수일 만에 조회수 200만회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홍보 메신저가 트위터라면, 한국 국방부의 메신저는 유튜브인 셈이다.

7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또는 8일 중 유튜브에 추가로 일본, 중국,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 아랍어 등 6개 언어로 된 영상을 올릴 계획이다. 국방부는 6개 외국어 자막을 입힌 영상 초안을 이미 제작했으며, 외교부 등 관련 부처와 전문가 등의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 영상을 한 번에 올려 전세계인들을 상대로 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추가 제작한 영상을 순차적으로 올리는 것보다 동시에 올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본 측에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초계기가 탐지했다는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하의 주파수 특성에 관한 자료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파수 특성만 공개해도 우리 해군 함정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쐈다는 레이더의 진실을 깔끔히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태를 마무리짓기 위한 실무협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초계기가 파악한 주파수 특성을 공개하는 것은 기밀이라며 응하지 않고 있다. 실무협의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일본이 한일 레이더 공방을 수습하기보다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정식 군대를 보유하지 못하게 된 일본이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한 군대 보유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외부의 적이 필요하고, 그래서 불을 더 지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과거에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만으로도 일본의 ‘외부의 적’이 되기에 충분했지만, 지난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면서 일본으로서는 더 다양하고 새로운 위협 요인이 필요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유튜브 영상에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를 쏘지 않았음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지난 4일 공개한 한글 및 영어 자막의 영상에서 국방부는 “광개토대왕함은 정상적인 구조 활동 중이었으며 우리 군이 일본 초계기에 대해 추적레이더를 운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당시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해군 함정 상공 150m 에서 저고도 위협 비행을 한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사태는 지난달 20일 동해 대화퇴어장 인근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조난 당한 북한 선박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일본 초계기가 접근하며 발생했다. 일본 측은 ‘록온’ 등의 표현을 써가며 우리 함정이 일본 초계기를 향해 미사일 발사를 위한 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27일 당시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고 우리 정부는 즉각 부인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