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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착륙 좋지만…경제 안좋은데…차이나쇼크 본질은 ‘中 소비위축’
“달착륙 성공은 자랑스럽다. 그런데 비용이 얼마나 들었을까 생각하면 과연 잘한 일인가 싶다. 경제가 이렇게 안 좋은데…”

중국 관영 매체들이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가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다며 우주 굴기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소비자들은 경제 위기를 더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상하이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류바오(여)와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애플발 ‘차이나쇼크’의 핵심은 중국인들의 소비심리 위축이라고 지적했다. 또 급격한 중국의 수요 감소가 글로벌 경제 둔화 공포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스마트폰기업 애플은 전날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 감소를 이유로 16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3일 일제히 하락했다.

NYT는 애플 쇼크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소비 위축이 중국 경제를 냉각시키고 중국에 의존해왔던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을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전쟁과 가계부채,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의 소비자들은 실제로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중국 자동차 컨설팅업체 ‘조조고(ZoZoGo)’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2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판매는 약 2800대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자동차 판매 감소는 미중 무역긴장과 중국내 소비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결과다. 제너럴 모터스(GM)인도네시아 사장 출신인 마이클 던 ‘조조고’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도 소비심리 불안으로 중국내 자동차 판매가 5% 정도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던 CEO는 “중국의 경기 둔화 속에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게 더 큰 문제”면서 “고용 안정과 미국과의 무역긴장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의 경제 성장을 떠받들었던 부동산 경기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중국 인민대 경제학자 샹쑹쭤는 NYT에서 “부동산 소비가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면서 “부동산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라고 말했다.

중국은 급증한 가계 부채를 억제해야 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도 방어해야 한다. 부동산문제는 이같은 딜레마 속에서 어떤 방안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샹쑹쭤는 지적했다. 청두시난(成都西南)재경대 간모우 교수에 따르면 중국 도시 아파트 공실률은 20%(약 6500만채)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소비 진작을 통해 성장을 자극하고자 하지만 여전히 대출과 인프라 투자 등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연구기관인 오리엔트 캐피탈 리서치 창설자인 앤드류 콜리어는 “중국 경제는 현재 전환점에 놓여있다”면서 “빚잔치를 통해 지난 10년의 성장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몰아치는 파도 속에서 배를 산업에서 소비진작으로 바꾸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NYT는 이같은 중국의 소비 둔화가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많은 미국 기업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지난해 대중화권에서 전체 매출의 18%를 벌어들였다. 제너럴모터스(GM)는 중국 현지 합작사를 통해 미국보다 더 많은 차를 팔았고, 피앤지(P&G)는 중화권 시장이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8%를 차지했다. 

한희라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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