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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가정-전업주부 출신 펠로시, ‘유리천장’ 깨고 트럼프와 전선을 마주하다
이탈라아 이민자 가정 출신, 결혼 후 전업주부
지역활동 끝에 1987년 첫 하원 입성
원내총무-원내대표-하원의장…美 최초 女정치인 기록
트럼프와 대립 전망…셧다운도 과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펠로시, 다시 역사를 만들다”, “펠로시, 하원의장으로 두 번째 역사를 쓰다”.

ABC, CNN, CNBC 등 미 언론은 3일(현지시간)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낸시 펠로시(78·캘리포니아)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역사’로 표현했다.

펠로시 신임 의장은 지난 2007~2011년 미 역사상 최초로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데 이어 8년 만에 다시 의사봉을 잡으면서 한 번도 깨기 힘든 ‘유리천장’을 두 번이나 깬 ‘여성파워’의 아이콘이 됐다.

1940년 미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의 자녀로 태어난 그는 트리니티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볼티모어 시장, 민주당 하원의원을 지낸 아버지와 역시 볼티모어 시장을 지낸 오빠를 보며 펠로시 의장도 정치의 꿈을 키웠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결혼해 금융업에 종사하는 남편을 따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거처를 옮긴 뒤 다섯 자녀를 양육하며 가정주부로 지냈다.

정치의 전면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민주당에 가입해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그러다 1987년 캘리포니아 제8선거구 보궐선거에서 47세의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민주당 하원 내 서열 2위인 원내총무를 거쳐 2002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 당선되며 ‘미국 역사상 첫 주요정당 여성대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역대 최장기간인 10년간 하원 정보위 위원을 맡으며 민주당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펠로시 의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7년 야당 소속으로 첫 여성 하원의장에 당선돼 2011년까지 재임했다.

당시 그는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고 이라크 미군 철수 일정 제시를 요구하는 한편 의료보험제도 확대 등 사회보장 강화, 감세 정책 반대, 고소득자 세금 중과 요구 등으로 부시 전 대통령 및 여당인 공화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동성 간 결혼이나 낙태에도 적극 찬성하며 진보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또 2007년에는 하원의장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 통과를 주도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오바마 행정부에서 ‘오바마케어(ACA·전국민건강보험법)’ 통과를 주도했다.

2010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가 공화당에 넘어가면서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지내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후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를 되찾으면서 의장직에 재도전해 당선을 거머쥐었다.

‘투사’의 면모를 보여온 펠로시 의장이지만 앞길은 평탄치 않다.

가장 큰 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꼽힌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유력 후보가 아직 떠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당을 단일대오로 이끌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결해야 하는 형세다.

멕시코장벽 예산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치로 일어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펠로시 의장이 당장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놓여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펠로시 하원의장 본인도 이번 의장직 수행의 성패는 입법 성과가 명성의 척도였던 2007∼2011년 때와 달리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의해 규정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 변수’ 등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는 한편으로 더 볼륨이 커진 민주당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면서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과 자주 대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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