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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증시 ‘보우소나루 효과’…연금개혁·민영화 호재에 환호
보베스파 지수 3.56%↑ 사상 최고치

‘사회주의에서 해방’을 외치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63) 대통령의 취임에 브라질 증시가 환호했다. 특히 ‘시카고 보이’로 불리며 친시장적인 신임 경제장관의 연금개혁, 공공지출 감소, 공기업 민영화 관련 발언은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장중 한 때 4.1%까지 치솟았다가 3.56% 오른 9만1012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8만9820포인트보다 1.32% 오른 수치이다.

특히 새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관련 언급은 증시 급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력 생산 회사의 부분 민영화를 진행할 것이라는 정부의 발언이 나오자 브라질 보베스파 증시의 대형주인 주정부 소유 일렉트로브라스(Eltrobras)의 주가가 20% 이상 급등했다.

브라질 증시의 급등은 중남미 지역 증시 상승도 견인했다. 아르헨티나 증시가 2.7% 올랐으며, 멕시코 IPC 지수도 1% 이상 상승하는 등 MSCI 라틴 아메리카 지수가 3.8%나 급등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브라질 증시는 시카고 대학 출신으로 브라질 투자은행 방코팍투알의 공동 창업자인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의 취임 연설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게데스 장관은 연금개혁과 공기업 민영화, 조세제도 간소화 등을 새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으며, 평균 이틀에 한 번꼴로 새로운 규제 완화 및 축소와 관련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10년간 129억달러(14조5000억원) 정도의 비용 절감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게데스 장관은 “연금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브라질은 앞으로 최소 10년간 지속 성장할 수 있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금개혁은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겪고 있는 브라질이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등급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지난 2015년 말부터 2016년 초 사이 재정 악화를 이유로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떨어트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브라질의 신용등급은 새 정부의 정책에 달려 있으며, 연금개혁뿐 아니라 공공지출 축소와 투자유치 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열악한 정치 기반을 감안할 때 연금개혁안이나 공공지출 감소 등의 정책이 의회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사회자유당(PSL)은 연방하원에서 52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체 의석수(513석)의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 좌파 정당인 노동자당(PT)은 56석으로 제1당의 지위에 있으며, PT를 포함해 좌파 성향 8개 정당 소속 의원만 150명에 이른다.

이머징 마켓 전문인 더크 윌러와 씨티그룹 출신의 케네스 램 분석가는 “의회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된다”며, 연금개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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