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관련해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공갈을 했다며 미국의 보상이 없으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전까지 북한과 미국 사이에 타협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김정은은 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평가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면서도, 바로 뒤에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다’며 공갈 대목을 끼워 넣은 점을 주목한다”며 “이는 김정은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강력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나 “동시에 만약 회담 전까지 미국과 북한 사이 타협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2차 회담에는 나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신년사에서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있다”면서도 “다만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미국을 압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의 핵 폐기 결단 여부에 대해 “북한 외교관으로서 북한이 그런 합리적인 사고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결국 올해 신년사 문맥을 관통해보면, 2018년 초나 지금이나 핵무기를 끝까지 고수하려는 김정은의 입장에는 한치 변화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결단을 내렸다고 지금까지 이야기해온 것은 일부 사람들의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