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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30대·수도권도 등 돌렸다
문대통령 지지율 ‘부정’이 앞선 의미는
고공행진때 밴드웨건효과, 이젠 부메랑
정당 지지율도 보수결집 뚜렷 ‘사면초가’


‘여성’과 ‘수도권’마저 돌아섰다. 총선의 바로미터인 정당 지지율도 소위 ‘보수’ 집결세가 뚜렷하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호남을 제외한 어떤 곳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긴 힘들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의 현주소다.

27일 발표된 주중 여론조사는 리얼미터 조사결과로는 처음으로 ‘부정’이 ‘긍정’보다 오차범위 이상으로 많았다.

지지층의 목소리가 과도하게 반영되며 다시 현실 정치를 흔들던 얼마전까지의 밴드웨건 효과가, 이제는 비판층의 목소리가 실제 이상으로 반영되고 지지층은 무응답으로 숨어드는 ‘샤이 문재인 지지자’ 현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실제 대통령 관련 기사에 달리는 포털의 댓글들과 청와대 게시판의 최근 글들은 3개월 또는 6개월 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최근 20대와 남성이 이끌던 대통령 비판 여론이 여성, 그리고 30대까지 옮겨가기 시작한 점도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잘못한다’고 답한 여성 응답자 비율은 48.8%로 ‘잘한다’(45.6%)를 처음으로 앞섰다. 불과 한주 전 같은 기관 조사에서 50.5%대 40.4%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것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30대의 이탈도 컸다. 이번 조사에서 30대의 지지율은 49.6%, 부정은 46.0%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의 56.5%, 37.9%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지난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와 같은 모습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일자리 문제가 컸다. 거기에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등으로 박탈감을 심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최근 계속된 하락세 속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현했던 여성, 그리고 30대의 이탈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말이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중도층(48.0%→36.7%, 부정 60.3%)에서 큰 폭으로 이탈하며 처음으로 30%대까지 내려왔다”며 “50대(41.5%→32.1%, 62.5%), 경인 지역(50.2%→39.7%, 57.2%)도 크게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지지율의 빠른 하락 속도를 우려했다. 80%라는 비정상적인 높은 지지율로 출발했던 정부인 만큼, 하락의 골도 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집권 2년차에는 대통령의 자신감이 극대화되지만, 대중들의 욕구도 극대화가 되고 야당들의 반대 역시 극대화되면서 권력 전체에 소용돌이가 치게 된다”며 “집권 2년차 징크스를 슬기롭게 넘어가지 않으면 3년차부터는 하락세가 상당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이유의 변화 모습도 이를 뒷받침한다. 비판론의 부동의 제일 원인인 ‘경제’ 뿐 아니라 최근에는 ‘남북관계’가 비판이 주된 이유로 꼽히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대북 관계ㆍ친북 성향’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중 20%로 2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집권 초 지지율 고공행진의 핵심 요소가 이제는 지지율 하락의 주범이 됐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지지율 하락은 예견된 일”이라며 “특히 경제쪽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한 하락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제는 국민이 무능함을 기다려주지 못하는 시점에 왔다”며 “다만 한반도 정세 변화와 선거제도 개혁에 따라 반등 요소는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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