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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프레시웨이는 왜 ‘오렌지 배추’를 재배했을까
-자체 개발한 토종 종자로 상품경쟁력 강화
-사계절 재배, 높은 단가로 농가 소득 확대도
-고도화된 계약재배 모델 통해 부가가치 높여

CJ프레시웨이는 최근 제주도 성산일출봉농협과 손잡고 신품종 농산물인 오렌지 배추를 계약재배했다. 사진은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오렌지 배추를 재배하는 유희종(60) 씨. [제공=CJ프레시웨이]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는 최근 제주도 성산일출봉농협과 손잡고 신품종 농산물인 ‘오렌지 배추’를 계약재배했다. 배춧속이 오렌지와 같은 샛노란 색을 띠는 오렌지 배추는 한랭성 작물인 일반 배추와 달리 사계절 재배가 가능하다. 김장용이 아닌 쌈용이나 겉절이용으로, 일반 배추에 비해 단가가 약 50~70% 높아 농가 소득 확대에 도움이 된다. 해외 수입 품종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농산물에서 토종 신규 종자를 활용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일원 1만㎡에서 재배된 오렌지 배추는 약 75t 규모로 이달 하순부터 본격적인 출하에 들어갔다. 이는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개발한 CJ브리딩의 토종 신규 종자를 상품화한 것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오렌지 배추는) 한해 4번까지 배추를 수확할 수 있고 단가도 높아 일반 배추에 비해 농가 소득이 늘어난다”며 “신품종을 가지고 계약재배를 하는 데는 위험 부담이 따르지만 오렌지 배추는 굉장히 잘 수확됐고 전량 수매했다”고 설명했다.

오렌지 배추 종자를 개발한 CJ브리딩은 지난 2015년 3월 우수한 토종 농수산물 종자를 연구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CJ제일제당의 자회사다. 종자 산업은 품종을 매개로 하는 농업분야의 대표적인 지식재산 관련 산업으로, 특히 우리나라는 국내 재배 농산물의 해외 품종 비중이 80~90%대에 달해 종자 주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14년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해외 종자를 제조업에 사용할 땐 로열티를 내야 한다. 한국종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한 채소 종자는 총 1671톤 규모로 수입액은 653억여원이었다. 같은 기간 수출 규모는 559톤으로 수입이 수출의 3배에 달한다. 반면 오렌지 배추처럼 토종 품종을 개발한 경우 오랜 기간 독점적인 권리를 갖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다소 무모할 수 있는 신품종 재배는 농가와 기업의 계약재배 시스템을 통해 실현 가능했다. 신규 종자를 뿌렸다가 지역 토양과 맞지 않는 등의 경우 농가로서는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밖에 없지만, 계약재배 하에선 생산 원가를 보전해주기 때문에 차별화된 시도가 가능하다. 기업 입장에서도 시험 재배 등을 통해 성과가 검증된 종자에 대해 계약재배를 진행하며 우수한 종자로 만든 농산물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도 계약재배의 큰 장점이다. CJ프레시웨이는 이번에 수확한 오렌지 배추를 외식업체에 공급하는 한편, 마트 등 일반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B2C 채널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부터는 경상북도 상주, 구미 지역에서 신품종 감자에 대한 시험재배를 진행 중이다. 역시 새로운 감자 품종으로 수미 감자 대비 생산량이 20% 이상 높고 일 년에 두 번 재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도화된 계약재배 모델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양파, 고구마 등 경쟁력 있는 신품종 발굴에 적극 나서 농가와의 상생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전국 11개 지역, 1000여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계약재배 면적은 축구장 2500개에 달하는 1800만㎡로, 연간 4만여톤의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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