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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남영동 대공분실, 국가권력 폭주 경계 전당으로”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인권기념관 이관식
-“분노와 슬픔, 내일 향한 다짐과 기대 교차”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26일 “민주화 운동가들의 피와 눈물과 한숨이 서린 이곳 ‘남영동 대공분실’은 이제부터 국가권력의 폭주를 경계하고 민주인권의 수호를 결의하는 전당으로서 국민과 역사에 영구히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 인권센터에서 진행된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한 남영동 대공분실 이관 행사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정부는 민주인권기념관의 관리와 운영을 성심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먼저 “이곳은 군사정권이 민주화 운동가들을 가두고 고문했던 옛 남영동 대공분실”이라며 “국가폭력에 짓이겨진 운동가들의 절규와 신음이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악명 높았던 이곳이 민주인권기념관으로 거듭나고 그 관리와 운영도 경찰의 손에서 시민의 품으로 넘겨진다”며 “오늘 이곳에는 지난날에 대한 분노와 슬픔, 내일을 향한 다짐과 기대가 교차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아울러 “영령들의 헌신 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서 있다는 것, 지금의 저희들이 자유롭게 숨 쉬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저희들은 기억한다”며 “의분과 통한을 삼키며 살아오신 유가족 여러분, 지치지 않고 항거해 주신 민주화 운동가와 가족 여러분께 위로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남영동 대공분실의 어두운 역사와 관련해선 “이곳은 1976년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지어졌다. 불의한 권력은 민주주의의 싹을 자르는데 이곳을 썼다”면서 “그들은 민주화를 꿈꾸며 독재에 저항하던 운동가들을 이곳에서 악랄하게 짓밟았다. 이곳에서 고초를 겪으신 민주화 운동가는 이제까지 확인된 분만도 삼백 아흔 한분이나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 박종철 열사님, 고 김근태 의원님, 고 리영희 교수님,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시는 지선 스님과 이선근 위원장님 등 민주화 운동가들은 저 육중한 철 대문을 넘어 나선형 철계단으로 5층까지 끌려 올라가 컴컴한 조사실에 갇혔다”고 말했다.

또 “그토록 치가 떨리는 일이 10년 넘게 계속됐다. 그들의 광기는 끝없이 잔혹해졌고, 민주인사들의 희생 또한 끝없이 커졌다”면서 “그러나 운동가들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리는 계속해서 “어둠에 감춰졌던 남영동 대공분실의 실체는 고 김근태 의원 고문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곳 5층 509호실에서 빚어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는 1987년 6월항쟁에 불을 붙였다”면서 “시민들은 들불처럼 일어나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했고, 정치민주화의 길을 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한 고문장소로 악용됐던 남영동 대공분실은 이날 운영을 경찰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로 넘기고 민주인권기념관으로 거듭나게 됐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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