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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Y캐슬’, 이태란의 행동을 ‘오지랖’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수능입시제도의 부조리함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에 시청자들이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극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지만, 수억원을 주며 자녀 입시를 관리하게 하는 입시 코디네이터, 수험 기계로 살고 있는 아이들 등 입시 현실을 잘 묘사했다. 이렇게 현실감을 살려내면서 핍진성을 갖추게 돼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게 작가의 실력이다.

캐릭터들은 우리사회 가정의 민낯을 잘 보여지지만, 조금 다른 캐릭터가 있다. 바로 우주 엄마로 나오는 이태란(이수임 역)이다. 그래서 이수임에 대해 몰입이 잘 안되고 민폐 캐릭터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게 이수임 캐릭터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태란은 영재네 집 비극과 캐슬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만들려고 한다. “입시 경쟁으로 수많은 아이가 죽어가는데도 우리 사회가 변화가 없다는 게 비통하다. 그래서 쓰겠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안일어나도록 하기 위해” 하지만 캐슬 아줌마 아저씨들은 “집값 떨어진다” "남의 약점 이용해 돈벌려고 하느냐"는 등의 이유를 들며 소설화 반대 서명에 들어간다.

이태란이 보여주는 행동은 정의롭다. 하지만 이를 캐슬에 있는 사람들은 ‘오지랖’으로 받아들인다. 옳은 행동이지만 남의 가정사에 왠 참견이냐고 한다. 당신 아들이나 잘 챙겨 서울 의대나 법대로 보내라고 한다. 사실 이수임 같은 사람이 없어 우리는 계속 힘든 입시현실을 반복하고 있는 거다.

지난 21일 방송된 ‘SKY 캐슬’에서 교생실습 때 제자 ‘송연두’를 떠올리며 눈물을 터트린 이수임(이태란)의 이야기는 이수임 캐릭터의 행동에 동기부여를 하는 셈이다.

처음으로 공개된 수임의 과거는 그녀가 박영재(송건희)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 가운데, 영재네 비극의 중심에 서 있던 김주영(김서형)이 연두를 이용해 수임에게 접근하며 예측불가 전개를 예고했다.

현재 수임을 지지해주는 사람은 그녀의 남편 황치영(최원영)과 노승혜(윤세아) 뿐이었지만, 수임은 ‘누가 그 여자를 죽였을까’라는 소설 제목을 ‘SKY 캐슬’로 바꾸며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수임이 소설을 놓지 않는 이유는 성적 스트레스 속에서 비극을 맞이한 제자 연두를 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어쩐지 당신 영재 얘기에 몰두하는 게 연두 때문인 것 같더라”는 치영의 추측처럼.

교생실습 때, 수임의 반 학생 중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해를 일삼던 연두에 대해, 당시 담임선생님은 “부모도 포기한 애를 교생이 뭘 어쩌겠다고”라며 무관심으로 대응했고, 오직 수임만이 연두의 상처에 분노했다.

하지만 연두는 ‘선생님, 도와주세요. 저 살고 싶어요’라는 SOS 신호만을 남긴 채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말았다. 구원의 눈길을 보내는 연두를 도와주지 못했던 당시 일들이 지금까지도 죄책감으로 남아있었다.

누군가에겐 오지랖이라고 느껴졌던 수임의 정의감과 소설. 특히 주영에게 입시 코디를 받고 있는 한서진(염정아)에겐 불안까지 심었다. 하지만 수임에게 책은 영재와 연두처럼 입시경쟁 속에서 고통 받는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었다. 수임이 영재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소설에 몰두하는 진짜 이유가 드러나자 이제는 소설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수임의 소설은 어떤 결말을 쓸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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