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답방’ 트럼프 공감
‘北 제재유지’로 엇박자 우려 깨
교착상태 빠진 북미협상 실마리
[오클랜드=홍석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느슨해졌던 ‘한반도 비핵화’ 문고리를 바짝 당겨잡았다. 5박8일 ‘G20 순방’의 최대 성과는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직후 미국측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대략적으로나마 밝힌 것도 문 대통령의 ‘중재역’ 덕분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 가능성도 열어뒀다.
문 대통령은 1일 뉴질랜드로 향하던 전용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서 한 가지 우려를 덜었다”며 “혹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고위급 회담 이전에 답방이 이뤄지면 그런 것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염려가 없지 않았는데, 회담을 통해서 그런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곧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답방에 따른 우려를 줄였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문 대통령은 상응조치와 관련해서도 제재완화 대신 문화·스포츠교류 등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가 견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해 한미 사이의 ‘엇박자’를 불식한 점이 성과로 꼽힌다. 두 정상은 ‘비핵화가 먼저냐 상응조치가 먼저냐’라는 문제를 놓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제재를 유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아 선후관계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후문에 따르면 30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당신의 태도는 완벽(perfect)하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한미협상 결과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 온 것을 높이 평가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내년 1, 2월에 열릴 것 같다”며 “세 군데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이후 ‘톱다운 해법’이 재가동됐다는 평가도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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