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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트럼프와 ‘풀 어사이드 회담’ 논란…외신 “격 낮췄다” 靑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만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G20 기간 동안 6번째 한미정상회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 文 대통령, 주말에 ‘풀 어사이드’ 형식 한미정상회담
- 트럼프, 아베와 미일정상회담은 공식정상회담
- 한국 홀대? 실무회담? 회담 형식 두고 논란
- 북핵문제, 트럼프 정책 후순위로 밀려난 분위기 해석도

[부에노스아이레스=헤럴드경제 홍석희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한미정상회담을 실시한다. 정상회담 형식인 ‘풀 어사이드(pull-asides)’를 두고선 논란이 일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격이 낮아졌다’고 보도했지만 청와대는 “배석없는 1:1 회담이 더 좋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제 관심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될 결과물이다. 문 대통령은 ‘대북 제재완화’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지속’과 ‘압박’을 강조할 공산이 큰데, 그 사이 절묘한 타협점을 끌어내는 것이 문 대통령의 ‘주말 나머지 숙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풀 어사이드 회담은 외교부장관이나 국가안보실장 등 다른 참모 배석 없이 양 정상이 통역만 대동해 만나는 일종의 단독 정상회담”이라며 “아직 최종 결정은 안됐지만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로 회동하는 게 훨씬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신발로 나온 ‘풀 어사이드’ 해석에 대해 일부 외신은 ‘다운 그레이드(격하)’라고 해석했는데, 그것이 아니다. 통역만 대동한 단독회담을 백악관이 제안했고, 우리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갑자기 한미정상회담 진행 형식에 대해 설명하고 나선 것은 아르헨티나로 향하던 미국 대통령 전용기에서 백악관 대변인이 던진 ‘풀 어사이드’ 단어 때문이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면서 “터키, 한국과는 공식 양자회담(formal bilaterals)이 아닌 ‘풀 어사이드’(pull-asides)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풀 어사이드’는 각종 의전 없이 회담장을 빠져나와 회담장 옆에서 갖는 약식 회담을 뜻한다. 주로 G20 같은 다자회의에서 격식을 갖추지 않고 접촉하는 회담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다자 정상회의에서 주요국 정상들과 풀 어사이드 회담을 가진 적이 있다. 풀 어사이드 회담은 형식적으로는 비공식 회담 성격이 짙다.

외신들이 설명한 풀어사이드와 청와대가 해석한 풀어사이드의 차는 크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터키와 한국 지도자와의 회담은 정식 양자 회담(formal bilateral meetings) 대신 G20 정상회의에서 ‘풀 어사이드’가 될 것이라고 샌더스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AP 통신도 “샌더스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터키 및 한국 지도자와 격식을 차리지 않고(informally) 회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회담들이 왜 ‘격하’됐는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한미정상회담이 ‘풀 어사이드’로 진행되는 것에 비해 미일정상회담은 의전을 갖춘 정상회담 형식으로 진행된다. 미·일·인도 3자 정상회담도 공식회담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는 만찬도 함께 한다. ‘의전’과 ‘격식’이 중시되는 외교 무대에서 한미정상회담이 비공식회담(풀 어사이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은 일정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G20 참석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전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불리는 미중 정상회담이다. 외교가에선 중국의 ‘타협안’ 또는 ‘양보안’이 미국 측에 전달 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은데, 이는 이번 회담을 분기점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의지가 담긴 전망으로 읽힌다. 한 북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현지시각 기준 11월 30일 또는 12월 1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조기 달성을 위해 북미정상회담을 조기에 실시할 것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지는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답변을 준비했을지가 현재로선 최대 관심 포인트로 해석된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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