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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이웅렬, ‘일찍’ 물러나도 후계구도 ‘든든’
지주사전환+자사주마법
코오롱 지분률 아주 높아
코오롱티슈진 주식도 상당
자산액, 증여세 부담 ‘가뿐’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면서 재계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 아들인 이규호 전무에게 향하고 있다. 그가 앞으로 언제, 어떻게 그룹 지배 지분을 넘겨 받을 지가 관심이다. 이 회장이 세간의 관심을 잔뜩 높여 놓은 만큼 후계구도는 ‘편법’이 아닌 ‘정공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회장은 지주회사 코오롱을 통해 그룹을 경영해 왔다. 코오롱 지분율은 무려 48.5%에 달한다. 다른 대기업 총수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분률이 높다는 것은회사 내 직책을 떠나 주주로서 영향력이 크다는 뜻이다. 동시에 후계구도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원래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1996년 고 이동찬 명예회장은 74세에 40세였던 이웅렬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긴다. 1998년말 기준 이 회장의 지분율은 13.08%에 불과했다. 2008년에도 17.04%에 그쳤다. 그러다 2009년 지주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사분할을 단행한다. 발행주식의 10%에 달했던 ‘자사주의 마법’으로 이 회장 지분율은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자사주 의결권 부활을 활용해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지분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상장주식 증여세 부과 기준은 최근 3개월 평균가격이다. 이 전무가 이 회장 지분을 지금 상속 받는다면 최소 1200억원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한다. 코오롱생명과학 지분 15.1%까지 상속받는 다면 2000억원 가까이 될 수 있다. 이 전무가 당장 이만한 현금이 있을 리 없다.

그런데 이 회장은 다른 총수와 달리 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개인 재산이 많다. 코오롱티슈진 지분이다. 코오롱티슈진은 1999년 설립된 세포유전자 기술 플랫폼 기반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 업체다. 2004년 미국 특허, 2017년 국내 품목허가를 얻었다. 2022년 임상을 완료하고, 2023년 중 신약 시판을 계획하고 있다. 주요 7개국 골관절염 시장규모는 올해 50억 달러, 2024년 92억 달러로 예상된다. 아직은 매출액이 연간 300만 달러 미만이고, 손익도 적자지만 기대감으로 현재 시총이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이 회사 지분 17.8%를 들고 있다. 시가로 따지면 무려 4500억원에 달한다. 신약 성공여부가 관건이지만, 이 만한 자산이면 이 전무에게 증여세 낼 돈까지 마련해주기 충분하다.

이 회장 보유지분은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된 것도 거의 없다. 코오롱 주식 88만9000주만 세무서에 공탁된 것이 전부다. 주식을 그대로 물려줘도 이 전무가 이를 담보로 금융권 등에서 증여세를 낼 만한 돈을 마련할 만하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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