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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응원가’ 소송…저작권 침해 인정될까
23일 서울법원청사의 한 법정에서는 프로야구 응원가가 울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부장 박상구)의 심리로 열린 손해배상 소송의 세 번째 변론기일에서였다. 작곡가 윤일상 씨 등 21명이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낸 소송이다.

한 시간가량 열린 변론에서 양측은 원곡과 응원곡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 유격수 김상수의 응원곡(원곡 노라조의 ‘슈퍼맨’), 포수 진갑용의 응원곡(박상철의 ‘황진이’) 등이 실제로 법정에서 재생됐다. 하지만 같은 곡을 놓고도 양측이 들려준 음악은 전혀 달랐다. 작곡ㆍ작사가 측은 가사, 멜로디 등이 모두 담긴 음원을 틀었고, 삼성 측은 악보를 피아노로 친 연주곡을 재생했다.

쟁점은 삼성 측이 원곡을 편곡ㆍ개사해 원작자의 인격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다. 작곡ㆍ작사가 측은 “완성된 한 곡을 통해 전달하려는 사상, 감정 등을 침해했고, 서사 구성도 무단 변경했다”며 “응원곡은 원곡의 동일성을 침해하면서도 특징적인 부분은 그대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곡의 일부를 발췌해 사용한 점, 음정과 리듬을 따라 부르기 쉽게 단순화시켰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은 총 17곡을 문제 삼으며 손해배상액 4억2000만원가량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삼성 측은 곡을 일부 변형한 점은 인정하지만 원작자의 인격권을 침해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응원곡에서 사용된 가사는 원곡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작사가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1일 양측 변론을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경수 기자/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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