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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국민청원 집중점검②] “월요병 심각, 학교ㆍ회사 문닫아 주세요”…황당 청원 난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난성 게시글’들도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숙제를 하나도 못했다”면서 학교와 회사문을 닫게 해달라고 주장하는 청원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어린 학생들 청원, 장난성 게시글 상당수
-마녀사냥 글 쓴뒤 SNS로 선동하는 경우도
-누리꾼들 “황당 청원 탓 중요한 문제 외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저 배틀그라운드(게임)하느라 숙제를 하나도 못했고, 친구들이 학교가면 왕따시켜요. 살려줘요 대통령님.”

지난 18일 청원글로 올라온 ‘청원 내용’에는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월요병이 심각하다며 학교와 회사들이 문을 닫게 해달라는 게 청원의 제목이었는데, 여기에 걸맞는 허황된 답변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아직 어린학생인 것 같다”, “허황된 대답이다” 등 댓글을 남겼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는 게시판 성격과 맞지 않는 이같은 황당한 내용들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자정작용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시판에는 필터링 기능이 없는 만큼, 어린 학생들이 많은 청원을 올렸고, 이처럼 무의미한 내용을 담은 경우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같은날 “사이버 경찰(일선 경찰서 사이버수사대)을 없애달라”는 요청을 게시했다. 사이버수사대의 활약으로, 게시판에 불법으로 공유되던 애니메이션들이 사라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외롭다’, ‘죽고싶다’는 내용을 담은 게시글도 상당수 올라오고 있었다. 지난 8월께 올라온 ‘정말 죽고싶고 외롭다’는 게시글에서 작성자는 “학창시절 왕따라 친구도 없고,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알바자리도 없어서 군대에가려 한다”면서 “한달 남았는데 내일 뭐하지라는 생각에 괴롭다”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스스로를 “이젠 40(세)이다”라고 소개하면서, “왠지 외롭다. 세월이 야속하다. 솔로탈출해야 하는데…. 결혼해서 사랑받고 싶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아닌 다른 곳에 요청해야 할 민원사항들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서울 남부터미널에 흡연부스를 설치해달라”면서 “근처에 흡연장이 하나도 없고, 전부 금연구역이다. (길거리에서 흡연하다가) 걸렸다”고 했다. 은행 창구직원, 콜센터 직원, 대형마트 캐셔와의 다툼에서 발생한 일들을 문제삼는 경우도 많다. 

청원 게시판이 왜곡되고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게시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이를 놓고서, 자정작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청원 게시판의 성격이 변질되서, 정작 부각돼야 할 문제들이 외면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연령 제한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쓸모없는 것들, 정말 도움이 필요한 것들로 청원은 나뉘는데, 쓸모없는 것(청원)들이 (게시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정말 도움이 필요하고, 꼭 필요한 것이 묻히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최근들어 사람들이 사안이나 문제에 대해서, (여과없이) 청원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경찰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마녀사냥처럼 게시판에 글을 쓰고 SNS로 이를 선동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좋은 방향으로 게시판을 운영해달라”고 지적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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