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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수능] “네 안에 답 있다”…학부모·선생님도 ‘氣 팍팍’ 응원 행렬
후배들 “내년엔 우리” 새벽 응원
학부모들 “발길 안 떨어져” 발동동


“네 안에 답 있다!”, “수능 점수에 날개 달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5일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인생의 중요한 관문을 지나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한 발길로 수험장 앞은 이른 새벽부터 북적였다. 학부모도, 선생님도, 후배도, 길가던 행인조차 한마음으로 응원행렬에 동참했다.

서울 대광고등학교 수험장 역시 내년에 수능을 치를 2학년 후배로 북적였다. 이날 선배들보다도 일찍 나와 응원에 나선 경희고 목태균(17) 군은 “친구들 10명이 오기로 했다”며 “춥지만 응원나오면서 내년 수능 분위기도 엿볼 수 있어 좋다. 오늘부터 정말 예비 고3이 되니까 두렵기도 신나기도 하고 마음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날 생애 첫 수능에 도전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표정에는 긴장한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학생들은 조금이라도 부담감을 덜어주려 응원의 말조차 아끼고 아낀 부모님을 생각하며 긴장감을 떨쳐냈다.

이날 서울 용산고등학교 수험장으로 향한 남재훈(18ㆍ환일고) 군은 “부모님이 수능 본다고 휴대전화도 바꿔주셨다. 오늘 아침으로 소세지와 계란말이 해주시고 긴장하지 말라고도 하셨다”며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지나갔지만 긴장하지 않고 해왔던 대로 열심히 응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두번째 수능이라는 재수생들의 각오는 지난해보다 한층 결연해졌다.

성북경찰서 의경인 이우석(23) 씨는 “내년 1월 전역을 앞두고 수능을 보게 됐다”며 “대학 2학년 끝나고 방황하다 입대하자마자 마음잡고 준비했다. 이번 시험으로 나를 증명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군복무 중인 김화수(21) 일병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입대했는데 수능보려고 휴가를 받아 나왔다”며 “작년보다 올해가 더 긴장된다. 올해는 정말 대학을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 일병은 “이번에 안 되면 내후년에 전역하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고3 제자들을 수험장으로 들여보내는 선생님들의 감회도 남다르다. 용산고 3학년 5반 홍희성 선생님은 “교사로서 여러번 겪는 수능이지만, 아이들에겐 한번의 시험”이라며 “12년동안 교육과정의 최종관문이자 인생의 일막을 여는 아이들이 다음 세상으로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원 선생님들도 스승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배웅했다. 서울 여의도고교 앞에서는 남자 학원선생님이 남제자를 응원하며 볼에 뽀뽀를 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학생은 “악! 시험 망했다”고 경악하면서도 함박웃음으로 수험장에 들어갔다.

오전 8시 10분께. 입실 마감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날 마지막으로 도착한 수험생이 골목 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멀리서 전력질주하는 학생을 지켜보던 인파들 사이에선 “달려!”, “힘내!”, “화이팅!”을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입실 시간이 지났지만 수험장 앞엔 걱정어린 얼굴로 모여있는 학부모들이 눈에 띄었다. 자식들을 수험장 안으로 들여내보낸 부모님들은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듯 낙엽이 깔린 쌀쌀한 거리에 머물러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조희연 교육감도 여의도여고를 방문해 수험생 응원에 나섰다. 조 교육감은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들 속에 답이 있으니 미래의 나를 상상하며 치열하게 도전하라”며 “나도 고등학교로 돌아가면 부족하다고 느꼈던 컴플렉스와 한계를 깬다는 느낌으로 살아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성우·김유진 기자/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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