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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량진 구시장 운명은?]“더 버티다 쫓겨날라”…구시장 점포 100곳 신시장 ‘입주의사’
[9일 오전 발전기로 장사를 이어가고 있는 노량진 구 시장의 모습. 일부 상인들은 단전ㆍ단수 직후 암흑 같았던 시장 곳곳에 전기를 끌어와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단수ㆍ단전 5일째…구시장 상인들 ‘발전기’켜고 영업
-신시장 입주신청 오후 5시 데드라인…넘기면 떠나야
-일부 상인들 “수협, 대화 시도 없어…끝까지 투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전기도 물도 끊긴 지 5일째.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구 시장을 떠나지 않으려는 상인들의 집회 역시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수협 측이 제시한 신시장 입주신청이 기한이 다가왔다. 구 시장 상인들은 이날까지 수협 측에 계속해서 항의의 뜻을 표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개별 상점 50여곳은 신시장 입주를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전 7시 노량진 구 수산시장에 남은 상인들 일부는 발전기를 돌려가며 불을 켜고 장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산한 시장 풍경에 당황해 “오늘 시장 열었냐”며 손님들이 당황하자 상인들은 “영업한다”면서도 근심섞인 표정을 지었다.

단전ㆍ단수 조치 이후 이날까지 구 시장 상인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양측은 이날까지 한치의 타협점도 찾지 못했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위원장은 “전날도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서울시 등을 포함해 대화할 의사를 밝혔지만 수협 측에서는 반응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마지막 날까지 계속해서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구 시장 상인들이 내놓은 타협안은 ‘구 시장 2500평 정도를 문화유산처럼 보존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신 시장 가게 하나 당 면적이 1.5평임을 감안하면 구 시장 2500평 존치는 비현실적인 주장일 뿐 타협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500평은 가게 하나당 면적을 2.5평으로 계산하더라도 1000개 점포가 들어갈 수 있는 방대한 면적이다. 신 시장에 입주하지 않고 잔류한 구 시장 상점 253곳과 이미 신 시장에 입주한 400여개 상점이 통째로 들어갈 수 있는 면적이기도 하다.

[9일 오전 영업중인 노량진 신 시장의 모습. 400여개 점포는 신 시장으로 터전을 옮겨 장사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수협 측과 비대위의 대립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 시장 상인들 가운데 개별적으로 신 시장 입주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있다. 수협 관계자에 따르면 남아있던 구 시장 상점 253여곳 중 50여곳은 이미 전날까지 입주신청을 완료하고 관련 절차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수협에 따르면 이날까지 입주의사를 밝힌 상점은 총 100여곳이다.

수협 측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신청하지 않는 상인들에게는 더 이상의 입주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상인들이 들어오지 않는 신 시장 자리는 일반인에게 분양하고 구 시장 철거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대치 상황을 지켜보던 신 시장 상인들은 이날까지도 봉합되지 못한 갈등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40년 넘게 장사를 이어온 신 시장 상인 박모(71) 씨는 “이전을 둘러싸고 신구 시장간에 갈등도 있었지만 이제라도 들어온다면 환영”이라며 “한 자리에서 수십년 장사하며 자식 뒷바라지까지 끝낸 나이든 사람들이 많다. 몇년 안 남은 장사인생을 처음 시작한 구 시장에서 끝내고 싶은 맘도 있을 것”이라고 대변했다.

신 시장 입주시 장사에 불편이 초래될 것이라는 구 시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장사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다”며 “여름에 덜 덥고 겨울에 덜 추워 오는 손님들이 편한 시장이 됐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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