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거래소 오류 악용…800여 차례 부정명령 입력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홍콩 가상화폐 거래소의 전산시스템 오류를 악용해 220억원을 가로챈 사기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3대는 A모(28) 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컴퓨터 사용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B모(34) 씨 등 1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일당은 지난 5월 21일~23일까지 전산시스템에 총 813회 걸쳐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227억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 씨 일당이 사용한 오류는 홍콩 소재 가상화폐 거래소 계정 지갑에서 토큰을 전송할 때 실제로 토큰을 전송한 것으로 오인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보내는 이의 전자지갑에서 토큰이 나가지 않고 거래소 내 지갑에는 축척되는 오류다. 범죄에 사용된 토큰 자체는 국내 가상화폐 개발 회사에서 발행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단체 카톡방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의 오류를 동시에 공유하면서 신속하게 범행수법을 전수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 많은 토큰을 축적하기 위해 차명 계정을 이용하거나, 범행은폐·자금은닉을 위해서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를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며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의 전산시스템 오류를 이용한 부정한 이득을 취한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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