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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제 신용카드 들고 강남 배회…한국 ATM 노린 루마니아 조직원들
-3일간 미행 끝 범죄 확인...조직원 구속
-외국 신용카드에 관대한 한국 시스템 노려
-경찰, 루마니아 인터폴과 공조 수사 계속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복제 신용카드로 강남과 명동 일대에서 현금을 인출해온 루마니아 조직원들이 경찰의 공조수사 끝에 검거됐다. 경찰은 인천공항에서부터 사흘 동안 조직원들을 미행해온 끝에 이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

<사진>경찰이 현장에서 확보한 루마이나 조직원들의 카드복제 도구 [사진=국제범죄수사대 제공]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특수절도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루마니아 국적의 A(38) 씨와 B(31ㆍ여) 씨를 긴급체포해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9월 한국에 들어온 직후부터 카드복제 범행을 시작했다. 미리 가져온 카드복제 장비와 프로그램을 이용한 A 씨는 서울 시내 호텔 방에 머물며 371장의 신용카드를 복제했다.

지난달에는 같은 조직원인 B 씨까지 한국에 들어와 복제에 가담했다. 이들은 복제한 카드를 들고 강남과 명동 일대를 돌며 ATM에서 돈을 빼내기 시작했다. 은행 ATM에서 소액만 인출하는 수법으로 돈을 빼온 이들은 같은 ATM을 자주 바꾸며 모든 전표를 챙기는 등 치밀한 모습까지 보였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은신처도 호텔과 민박을 오갔다.

그러나 치밀한 행동에도 경찰의 추적망을 피할 수는 없었다. 지난달 조직원 B 씨가 국내로 입국한다는 사실을 루마니아 인터폴로부터 확인한 경찰은 인천공항 도착한 B 씨를 미행해왔다. 이들의 수상한 ATM 인출을 계속 확인해온 경찰은 불법 복제된 신용카드가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이들을 모두 체포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IC칩 없이도 이용할 수 있는 외국 신용카드를 범죄에 이용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IC칩 없이는 결제가 되지 않는 국내 신용카드와 달리 이들이 복제한 외국 신용카드는 국내 ATM에서도 쉽게 인출이 가능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한 달 동안 189회에 걸쳐 3690만원을 인출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오류 등으로 670만원 정도만 인출됐다”며 “외국 카드에 관대한 한국 시스템을 노리고 입국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금융감독원에 국내 신용카드 시스템의 허점을 개선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루마니아 인터폴과 공조해 범행에 쓰인 신용카드의 입수 경위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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