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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실에서 나온 과학… 사회변화의 길 제시하다”
마르쿠스 바이스코프 ‘대화하는 과학재단’ 회장


[베를린(독일) 정윤희 기자] “우리는 사회 전반이 과학기술 이슈에 대해 열려있길 바란다.”

독일의 과학커뮤니케이션 단체 대화하는 과학재단(WID, Wissenschaft in Dialog)은 대중과 과학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 단체다. 매년 주목받는 과학기술 이슈를 선정해 ‘과학의 해’를 지정하고 이에 대한 과학기술 축제, 전시회, 학교프로젝트, 떠다니는 과학센터 등을 운영한다.

지난 19일 베를린 시내에 위치한 WID 사무실에서 마르쿠스 바이스코프 WID 회장을 만났다.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과학문화의 대중 확산 활동의 중요성이다.

바이스코프 회장은 “과학은 단순히 연구실, 실험실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과학이 어렵고 복잡하다고는 하지만, 신문에는 항상 과학면이 마련되고 과학 기사가 주목받는 등 ‘생활 속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뜨겁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의 관심과 이해가 높아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과학 관련 사회적 변화의 방향성을 결정하거나 정치인들이 교묘하게 선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숙의민주주의 사회에서 관심과 이해, 신뢰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사회도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다. 단순히 과학자들이 열심히 연구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닌, 과학과 사회가 얼마나 원활하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WID가 성별, 직업, 연령대 등을 가리지 않는 ‘모두를 위한 과학 커뮤니케이션(Science communication for everyone)’을 지향하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 6호기 건설 재개 여부를 공론화를 통해 결정키도 했다. 과학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이러한 사회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과학과 대중의 소통을 위해 WID가 주력하는 것은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바이스코프 회장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WID가 아닌, 과학자”라고 정리했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의 확산으로 ‘무대’의 범위도 넓어졌다. 뭉뚱그려 ‘과학문화 확산 활동’이라고는 해도 실제로는 연령대, 전문성, 소셜미디어 특성 등을 고려해 타깃 그룹을 나눠 접근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인다. 예컨대, 독일에서는 트위터가 매우 전문적인 네트워크로 활용되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중장년층이 주로 쓴다. 10~20대의 경우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바이스코프 회장은 “과학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유튜브 비디오 콘텐츠를 만들거나 과학 관련 노래 등도 제작하고 온라인에서 과학비디오 경진대회를 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WID는 앞으로 보다 일반적인 대중에게까지 과학문화 활동을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바이스코프 회장은 “사실 산업계를 비롯한 일반 대중으로의 외연 확장은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를 영입하고 직원을 늘리는 등 전체적인 전문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는 “과학의 빛나는 결과뿐만 아니라 때로는 더럽고,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연구방법론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며 “과학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좀 더 활발한 사회적 논의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취재지원=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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