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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대인, 사탄의 자식” “침입자 데려와”…백인우월·신나치 ‘근거지’ 된 갭
[사진=AP연합뉴스]

지난해 말 기준 22만5000명 가입
“백인 우월주의자, 검열받지 않는다는 약속 받아”
IT기업, 갭에 서비스 제공 중단 ‘거리두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이다.”, “히브리 이민자 지원협회(HIAS)는 내 사람들을 죽이는 침입자를 데려오는 걸 좋아한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살육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를 난사해 11명을 사망케 한 로버트 바우어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갭’(Gab)에서 유대인과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 왔다. 그가 평소 이런 생각을 펼친 갭이 백인 우월주의자와 신나치의 근거지로 재조명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8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갭의 창설자 앤드루 토르바는 지난 2016년 ‘언론·개인의 자유’, ‘온라인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 등을 내세우며 이 사이트를 선보였다. 백인 우월주의자, 신나치주의자는 인종차별·혐오 발언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피해 이곳으로 몰려갔다.

NYT는 “SNS 기업들이 플랫폼을 정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갭과 같은 대안적인 장소로 이동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6년 트위터가 일부 백인 우월주의자의 계정을 삭제한 직후 8일간 갭 사용자는 6만명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갭 이용자는 22만5000명이다.

입맛에 맞는 콘텐츠도 이들의 유입을 가속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 트위터 등에서 계정 삭제된 극우성향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에게 갭만큼은 안전지대였다. 그는 5만5000명의 팔로워를 대상으로 라이브 방송을 홍보하고 있다.

연구기관 데이터앤소사이어티의 조앤 도노반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갭은 하나의 플랫폼 이상이다. 온라인 상에서 극단주의자의 견해가 단속되는 가운데 우익 반응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검열받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격 사건 이후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갭에 거리를 두고 있다.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은 “갭이 증오와 폭력, 차별적인 편견을 계속 허용한다면 우리는 즉각적이고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다. 결제업체 스트라이프, 클라우드업체 조이언트도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갭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거대 기술기업들의 직접적인 담합”이라고 맞섰다. 갭은 이에 앞서 “총격범인 바우어스를 비롯한 이용자의 (폭력적) 행동은 이 서비스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범죄자와 범죄 행동은 모든 SNS 플랫폼 속에 존재한다”고도 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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