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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오ㆍ폭력ㆍ배타주의, 전세계적 확산…‘스트롱맨’이 부추겨
27일(현지시간)에 발생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민들[EPA연합뉴스]
미국 뿐 아니라 유럽ㆍ남미에서도 번져
성ㆍ인종ㆍ종교 혐오 범죄 ‘극성’
권위적 지도자, 극우 성향 정치세력 득세 반영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미치광이는 늘 있었다. 다만 정치분위기가 이들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의 28일(이하 현지시간)자 사설은 분열의 정치가 최근의 폭력사태를 촉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에서 최근 증오와 배타주의적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비단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극우정당이 약진하고 있는 이탈리아, 헝가리 등 유럽 국가들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반난민ㆍ반이민을 앞세운 ‘포퓰리즘 정권’과 ‘스트롱맨(철권통치자)’ 득세가 지구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는 강력한 반난민 기조를 내세운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 세력인 ‘동맹’이 지난 3월 총선에서 승리한 뒤 6월에 만든 연립정권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인종차별적 폭행과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8월 이탈리아 전역에서 나타난 인종차별 폭행 사건은 33건에 달했다. 7월 이후 이와 연관된 총격사건도 8건 보고됐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이민자를 표적으로 한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침략에 대해 얘기하고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훔친다고 말한다”며 “전에도 인종차별적 공격은 있었지만, 지금은 총을 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헝가리 총선에서 반난민ㆍ반EU 정책을 내걸어 4선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난민을 돕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는 등 EU 내 강경 반난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독일에서는 지난 8월말 동부 작센주 켐니츠에서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극우단체 ‘페기다’ 등이 주도한 8000여명 규모의 반난민 시위가 열려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시리아 및 이라크 출신 난민에 의해 쿠바계 독일인 남성이 살해된 사건이 빌미가 됐지만, 이 과정에서 극우단체가 가짜 정보를 퍼뜨리며 시민들을 선동하면서 폭력시위가 커졌다. 이들은 극우세력을 비판하며 맞불집회를 벌인 시민들에게 폭죽용 화약과 돌을 던져 20여명이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28일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극우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승리하면서 반난민이 표심으로 드러났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브라질 군부 독재를 미화하고 성ㆍ인종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일삼아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린다. 그는 난민을 ‘쓰레기’로 빗대거나 “아들이 게이라면 밖에 나가 죽는 게 낫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의 심각한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무장 군인을 거리에 배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노골적인 반난민 정서가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브라질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올들어 지난 7월까지 폭력범죄로 희생된 사람이 3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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