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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슈끄지 피살’로 美 중동정책 ‘흔들’…이란, 시리아에서도 ‘동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AP연합뉴스]

미국, 이란 경제 제재 앞두고 사우디 영향력 감소 부담
터키, 시리아 내전 해법 논의 자리에 미국ㆍ이란 제외
이란, “하루 평균 원유 수출 100만 배럴 유지할 것”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로 사우디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사우디와의 동맹을 통한 미국의 중동 정책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러시아, 프랑스, 독일 정상과 함께 4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8년간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의 평화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자리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눈길을 끈 것은 시리아 내전 문제를 놓고 대척점에 서 있던 미국과 이란이 빠졌다는 점이다.

원활한 대화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미국이 빠지면서 시라아 독재자 아사드 대통령 축출과 같은 강경한 대응이 아닌 ‘시리아 국민들의 민주적 선거를 통한 아사드 퇴진 여부 결정’과 같은 합의로 이어졌다.

사우디의 카슈끄지 피살을 둘러싼 국제적인 비난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이란 제재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흔들리는 사우디와 미국 동맹을 감안한 듯 하산 로히니 이란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미국의 전통적 우방(유럽)이 미국의 중요한 결정에 따르지 않고 곁을 떠나는 매우 드문 광경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은 다음달 5일 미국이 이란산 원유 거래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더라도 이란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량은 1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을 통하거나 원산지를 불투명하게 하는 수법으로 수출을 지속하는 등 미국의 경제 제재를 무력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WSJ에 따르면 지난 주말 바레인에서 열린 국제 안보 컨퍼런스에 참석한 제임스 매티스<사진> 미국 국방장관도 카슈끄지 피살을 둘러싼 사우디의 행동이 “가장 필요로 하는 시점에” 중동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같은 발언은 사우디와 동맹을 통해 이란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카슈끄지 사건이 부담을 주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카슈끄지 피살 사건은 사우디의 역내 우호 국가에 대한 영향력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초 리야드에서 열린 투자 컨퍼런스에 요르단과 파키스탄 등 사우디의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있는 곳에선 참석했지만, 인접한 우호 국가에서 참석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이집트의 경우 사우디의 정통 우호 국가이지만, 사우디의 투자 컨퍼런스 참석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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