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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원 대책 그후] “사립 못믿어” vs “국립도 글쎄”…맞벌이 가정의 ‘한숨’
“야간돌봄·짧은방학 국립서 보장”

교육부가 지난 25일 ‘당정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국공립유치원 조기 확대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를 조기 달성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향한 들끓는 여론은 정부의 대책에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국공립 유치원 확대도 정답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특히 아이를 오랜 시간 위탁해야 하는 맞벌이 가정의 우려가 크다. 정부가 비리의 온상으로 드러난 사립유치원에 대해 강경책을 취한 것은 환영이지만, 국공립 유치원은 사립보다 수업 시간이 짧은 경우가 많아 아이를 오래 맡길 수 없고, 방학도 사립보다 길어 맞벌이 가정에선 난처한 상황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정부 발표 이후 학부모들이 육아정보를 공유하는 맘카페에서는 맞벌이 가정의 걱정과 하소연이 이어졌다. 한 회원은 “국공립 유치원을 늘릴거면 맞벌이 가정에서 맘놓고 보낼 수 있도록 방학도 짧게 만들고 야간돌봄도 해줘야 하지 않겠냐”며 “아직까지 환영해도 되는 상황인지 긴가민가하다”고 하소연했다.

학부모들은 국공립 유치원은 당첨되기도 어렵고 순번이 와도 ‘방과 후 교육’은 마감된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하원시간이 중요한 맞벌이 가정들이 국공립 유치원 확대안을 선뜻 반길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영유아 교육ㆍ보육비용 추정 연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국공립 유치원은 사립유치원보다 23분 더 이르게 하원시켰다.

통계에서 드러나는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 현장에서 국공립(병설)유치원은 특성화 교육, 방과 후 활동을 하지않을 경우 오후 1시 하원이 대다수다. 사립유치원은 오후 3시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하원시간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국공립 유치원은 교육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전국 영유아 시간제 학원 등록비용은 한 달 기준(1시간당) 평균 10만원을 웃돈다. 하원을 두시간 늦추려면 20만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사립유치원과 국공립 유치원 간의 이용비용 총액 차이인 22만원을 상쇄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학부모들은 “돈 더주고 사립 보내면서도 눈칫밥 먹으며 아이를 맡겼다”며 “국공립에서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을 돌봐주고 방학기간도 짧게 줄여준다면 환영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립유치원 감사와 처벌을 강화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국공립유치원 확대에 필요한 막대한 재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국공립유치원 확충에는 단설유치원 건설 뿐만 아니라 병설유치원에 증설하는 방법, 사립유치원 법인화 등의 방식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유진 기자/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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