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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적인 대한민국’ 1분1초 중요한 닥터헬기, 소음 민원에 돌아서 가라?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는 닥터헬기 소음 민원과 관련한 경로변경과 관련 “다 죽으라는 소리”라며 비행 특성을 무시하는 민원과 현장에서 이런 민원을 직접 대응하라며 헬기 기장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시스템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1분1초를 다투는 닥터헬기의 소음이 시끄럽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가하면, 헬기 조정사의 노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악성문자를 보내고, 소음을 피해 방지를 위해 의료진의 안전을 무시한 채 경로 변경을 제안하는 나라.

아덴만의 여명 작전으로 구출된 석해균 선장이나 남한 귀순 당시 총상을 입은 북한 청년 병사 등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향하는 사건에는 전 국민이 떼로 나서 의료 환경 개선을 목청껏 부르짖지만 관심권에서 멀어지면 바로 자신의 이기주의에 집착하는 2018 대한민국의 모습에 누구보다도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이가 바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다. 이 교수는 최근 그간의 의료기록과 발자취 등 일종의 메모들을 모아 ‘골든아워1’을 출간했다.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1년 만에 출연한 이국종 교수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는 일에는 달라진 게 없다는 말에 그의 고뇌가 묻어난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이 교수는 기존 의료계에 시급한 사안이 한 두 개가 아닌 상황에서 수익을 내는 파트도 아닌, 주위 사람뿐만이 아니라 의사 본인도 굉장히 힘든 응급실 외상외과 인력난은 여전히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의료진이 외상센터 외관만 보고는 ‘잘해놨네’하다가 직접 안으로 들어와 그 현황을 보면 굉장히 놀라워한다고 전했다. 영미권이나 일본의 병원보다 3분1도 안 되는 인력으로 모든 상황을 메워야 하는 악순환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한 닥터헬기 항공대원 보여준 민원 쪽지는 한국 의료계의 열악한 실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어느 날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닥터헬기를 탔는데 헬기 기장이 휴대전화로 들어온 소방상황실 메시지를 보여 주더라는 것. 거기에는 ‘지금 민원이 그쪽 저희 병원 바로 앞 아파트에서 계속 들어오고 있으니까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며 난감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헬리콥터가 소음이 없게 날 수 있는 스텔스 헬리콥터 같은 건 거의 없다며 “분명한 건 헬기 소음이 앰뷸런스 소음보다 특별히 크거나 그렇지 않다”며 본인이 직접 측정해 본 사실과 함께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헬기 경로를 바꿔 비행하면 안 되냐는 물음에 이 교수는 바람을 안고 착륙해야 하는 항공기 비행 특성을 무시한 이야기라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헬기 탑승자)모두가 추락해서 사망할 수밖에 없다”며 “그건 절대 비행에서 하지 말아야 될 부분이다. (이건)죽으라는 소리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교수는 “민원을 넣는 분들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더 큰 건 그런 민원을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여가지고 그걸 갖다가 현장 대원들에게 조심하라고 그런 메시지를 보내는 건 그건 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민원을 직접 컨트롤 하라면 현장 파일럿, 기장의 전화번호까지 넘기는 행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국민들의 민원을 핑계 대며 있는 헬기장 같은 시설마저도 닫아 버린다는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해 이 교수는 다소 초연한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 당일 목포 앞바다까지 날아갔지만 해경이 기름을 안 넣어줘서 전남내륙에 있는 삼림청까지 날아갔다는 이 교수는 한국 사회가 ‘동맥경화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러한 풍토를 바꾸기 위해 정치권 합류에 대해 이 교수는 “내가 바꿀 수 있는 판이 아닌 것 같다”며 “한국사회 전체를 다 뒤집어엎지 않는 이상 안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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