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軍엔 저성능 조준경 비싸게 넘긴 방위사업체…美 시장선 고성능 제품 더 싸게 판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군이 A업체로부터 납품 받은 개인화기용 조준경이 A업체가 미국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보다 가격은 비싸면서도 성능은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갑)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합참은 2008년 11월 개인화기용 조준경을 전력화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방위사업청을 통해 A업체에 조준경 연구개발과 양산을 맡겼고, 10년 후인 2017년에 이르러 조준경 전력화를 완료했다. 총 3만 5117대, 비용은 303억 4000여만 원으로, 1대당 64만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각 군에 납품된 조준경은 배터리 수명이 48시간 이상 수준으로 장기적인 작전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동일한 A업체가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조준경 중에는 배터리 수명이 2만 시간 이상 지속가능한 제품도 있었다. 군이 요구한 성능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다른 시제품에 비해서도 평균 이상의 성능을 지닌 제품으로 가격은 33만원(297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결국 군은 A업체가 만든 조준경을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시판되는 조준경보다 뒤떨어지는 제품을 더 비싸게 납품받은 것이다.

육군은 결국 배터리 수명을 400시간 이상으로 요구성능을 상향조정하여 조준경을 재구매(자체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전력화 완료 1년 만에 벌어진 일로, 기존에 투입된 303억 원이 낭비된 셈이다.

그런데 육군에서 재구매를 검토하고 있는 조준경 역시 시판 제품보다 훨씬 비싼 상황이다. 재구매를 위해 육군에서 시험평가를 하고 있는 조준경의 가격은 53만원에서 82만원 수준으로, 앞서 언급한 A업체의 미국 시판 제품보다도 비싼 것이다.

김병기 의원은 “우리 군도 이제는 실효성 떨어지는 복잡한 전력화 방식을 탈피하여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히고 “특히 조준경과 같은 소모성 큰 부품은 실리에 중점을 둔 전력화 방식을 도입해 우리 군이 항상 강력한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