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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 전기차 상용화 발판마련…차세대전지 R&D 활발
자동차의 윗면에 배터리를 프린팅하고 열적 안정성을 시험하는 등 전기자동차 제작하는 공정 모습.[제공=UNIST]
-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에너지용량 크고 폭발위험 없는 전고체전지 주목
-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전력저장시스템 적용 가능할 듯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리튬이온전지의 응용분야가 휴대용 전자기기기에서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대용량 전력저장시스템 등 고용량, 고에너지 밀도가 요구되는 전지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전문조사기관 발표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오는 2020년 15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20%, 에너지저장용 리튬이온전지는 2020년 29조7000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기존 상용화된 리튬이차전지는 유기용매에 리튬염을 용해시켜 만든 액체 전해질을 핵심소재로 사용한다. 이 같은 액체 전해질은 외력에 의해 누출될 소지가 있는데다 과충전, 열 충격 등에 따른 발화 및 폭발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전기자동차의 본격 상용화를 위해서는 충전 주행거리를 대폭 증가시키고 10년 이상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고용량의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최근 에너지 용량이 크고, 발화와 폭발 위험이 없는 안정성 높은 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유망한 기술로서 ‘전고체 리튬이온전지’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전고체 리튬이온전지는 양극과 음극, 전해질이 모두 고체로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액 누출 우려가 없어 안전성이 크게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은 이미 안전하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고체전지 관련기술을 선점해가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전고체전지 시장은 2035년 약 28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가 적용될 수 없는 고온 환경 등 특수한 산업용부터 이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분야까지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먼저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불 속에서도 터지지 않는 안전성과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한 신개념 플렉시블 전고체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했다. 반복적으로 구부리거나 심지어 가위로 잘라도 성능을 유지해 배터리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무엇보다 프린팅 공정으로 쉽고 빠르게 만들며, 고전압전지로도 구현할 수 있어 전기자동차나 사물인터넷(IoT) 등에 쓰일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전고체전지의 전해질로 유연성이 우수하면서 불에 잘 붙지 않는 고체 상태의 ‘유기전해질’을 도입했다. 전해질의 상태를 액체에서 고체로 바꾸면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무기전해질 대신 유기전해질을 쓰면서 유연성까지 얻은 것이다.

실제 장난감 자동차 위에 LED 램프를 켜고 전지에 불을 붙이는 화재 모사 실험을 진행한 결과, 100회 이상 반복적으로 굽히는 시험 후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유연성 측면에서도 우수성을 보였다.

이상영 교수는 “현재 이차전지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폭발에서 안전한 전고체전지 개발인데 이번 연구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며 “가위로 자르는 것은 물론 불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구현함과 동시에 우수한 유연성을 확보한 점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지 제조 측면에서도 프린팅 공정을 이용하므로 쉽게 전지를 만들 수 있다”며 “이 기술은 고전압 전지 개발에도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소형 전자기기는 물론 전기자동차의 전원으로도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연구원 하윤철 박사(오른쪽)팀이 개발한 고체전해질을 들고 있다.[제공=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하윤철 박사팀은 최근 전고체전지 실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활물질-고체전해질 경계에서의 높은 저항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전극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리튬-인-황화물에 리튬-요오드화합물을 첨가한 고체전해질 합성 공정을 최적화해 160℃의 낮은 결정화 온도에서도 슈퍼이온전도체 특성을 나타내는 ‘유리-결정질의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슈퍼이온전도체는 황화물계의 경우 250~450℃에서 열처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고체전해질은 고분자 바인더나 리튬 금속의 용융온도인 180℃보다도 낮은 160℃에서 결정화가 가능해 바인더나 리튬음극의 손상 없이 전극이나 전지 제조 후 열처리가 가능하다.

하윤철 박사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용 이차전지 시장이 본격화됨에 따라 선진국들은 이미 안전하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고체전지 관련기술을 선점해가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전고체전지가 가진 계면저항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고체전지와 더불어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로 각광받고 있는 리튬공기전지 연구개발도 주목받고 있다.

리튬공기전지는 음극으로 금속, 양극으로 공기 중 산소를 이용하는 구조로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약 10배 정도 높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화학연구원 강영구 박사팀은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안정성과 저장용량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리튬공기전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강영구 박사는 “리튬공기전지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실제 상용화에 필요한 충방전 횟수 및 효율 전류 밀도 조건 등의 특성을 모두 고려한 연구수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튬공기전지의 용량 및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고용량 고안정성 전극소재 및 전해질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리튬공기전지의 전해질 설계 및 합성, 전기화학특성평가, 충방전특성평가 등 전해질 연구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강 박사는 “리튬공기전지의 고용량 및 고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소재인 전극소재와 전해질소재를 나노기술 및 분자제어 기술을 통해 설계 합성하는 것이 기술 개발의 핵심”이라며 “향후 전기자동차용 대용량 리튬공기전지와 저장용기 뿐만 아니라 휴대폰, 노트북, 청소로봇, 지능형 로봇, 드론 등의 전원장치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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