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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톡톡] 노벨상 받은 ‘면역항암제’…국내사도 개발 열기 ‘후끈’
카롤린스카 의대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발표회장에서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가 소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면역관문억제제 연구자들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반응만 하면 효과 좋고 부작용 적은 3세대 항암제
-유한양행, 신라젠 등이 국내사도 개발 활발히 진행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영역을 개척한 연구자들이 선정되면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최신 암 치료 트렌드로 조명을 받고 있지만 노벨상 수상으로 국내사들의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관련 학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제임스 P. 앨리슨 미국 텍사스주립대 면역학과 교수와 혼조 다스쿠 일본 교토대 의대 교수를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할 수 있는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을 발견하고 그 원리를 확인해 새로운 암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성과를 인정받았다.

면역체계는 면역반응을 통해서 바이러스과 같은 외부 침입 또는 암세포와 같은 내부의 위협을 감지해 우리 몸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작동할 때는 활성화된 T세포(면역세포)가 이를 찾아내 없앤다. 하지만 암세포 역시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다. 암세포는 면역반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면역체계를 교란시킨다. 암세포로 인해 면역반응이 비활성화 되고 이를 통해 암세포가 증식하게 되는 것이다.

면역항암제는 비활성화된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우리 몸 스스로 암세포를 찾아내 싸우게 한다. 이는 암세포에 직접 작용하는 지금까지의 항암 치료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전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원을 신체라 하고 흙을 면역체계라고 한다면 암세포는 정원에 자라는 잡초와 같다”며 “면역항암제는 흙에 주는 잡초 제거용 비료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이런 면역체계를 교란시키는 단백질 중 앨리슨 교수는 CTLA-4 단백질을, 다스쿠 교수는 PD-1 단백질을 각각 발견해 냈다. 이는 각각 T세포를 활성화시켜 암 세포의 공격 기능을 억제하는 항체(anti-CTLA-1, anti-PD-1) 단백질로 개발됐다.

이들이 각각 BMS가 개발한 ‘여보이’와 ‘옵디보’다. 여보이는 FDA가 세계 최초 승인한 면역항암제로 CTLA-4를 타깃으로 한다. 옵디보는 세계 최초의 anti PD-1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에 비해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부작용도 적게 나타난다. 기존 화학항암제는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구토, 탈모 등의 부작용으로 환자 삶의 질을 떨어진다. 이후 개발된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를 타깃으로 하지만 정상세포까지 그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면역항암제는 면역반응을 매개로 작용하기 때문에 표적항암제 대비 뛰어난 안전성을 보인다. 면역항암제는 기존 화학항암제가 가진 독성, 내성 문제가 없고 부작용이 현저히 적어 환자 삶의 질이 개선됐다. 또한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들은 약의 반응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암 완치 또한 기대해 볼 만하다는 기대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면역항암제는 3세대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개발이 어렵고 아직 치료제 가격이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현재 상용화된 면역항암제는 모두 글로벌 제약사 제품들뿐이다.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들도 면역항암제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유한양행은 자회사 ‘이뮨온시아’를 통해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데 현재 10여종의 파이프라인이 가동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최근에는 바이오벤처 ‘굳티셀’과 공동으로 신규 면역항암제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신라젠은 ‘펙사벡’을 통해 면역항암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재 국내외에서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하며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테라젠이텍스 자회사 ‘메드팩토’도 최근 글로벌 제약사 MSD, 아스트라제네카 등 2곳과 면역항암제 병용 투여 공동 개발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이 밖에도 국내사들의 면역항암제 개발 열기는 뜨겁다.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건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89건으로 2016년 대비 30.9% 증가했다.

이처럼 국내사들도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14억달러 규모였던 시장은 오는 2020년 276억달러로 20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제 암학회 등에서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임상이나 논문 발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기존 항암제에 비해 확실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제약사들의 개발과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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