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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부 장관이 ‘엄벌’ 강조했지만…육군장성 또 부하여군 성추행
정경두 신임 국방부 장관이 국군의날인 1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올해만 육군장성의 부하여군 성추행 세 번째

-장관의 성추행 엄벌 지시에도 아랑곳 않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육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가 포착돼 형사입건됐다. 성추행 장본인인 육군본부 직할부대 지휘관인 A소장(계급장 별 2개)은 즉시 보직해임됐다.

육군 고위 장교의 성추행 사건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발생했다. 해군참모총장 출신 송영무 전 장관이 긴급 공직기강 점검회의를 열고 군부대 내 성추행 문제에 대한 엄벌 방침을 밝혔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공군참모총장 출신인 현 정경두 국방부 신임장관의 대응이 주목된다.

2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본부 직할부대 지휘관인 A소장은 전날인 1일 피해 여군과 둘이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 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소장은 정보병과 출신으로 현재 군 교육기관을 지휘하고 있다.

A소장은 저녁식사 중 피해 여군의 손을 잡았고 옆에 앉힌 뒤 강제추행했다고 피해여군이 이날 오전 소속부대 법무실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육군은 사실관계 확인 후 A소장을 즉각 보직해임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형사입건했다.

A소장과 피해 여군은 현재 다른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과거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고 한다.

육군 측은 피해 여군에 대해 부대 내 양성평등상담관의 상담 조치와 여성 국선변호사를 지원하고, 가해 장성에 대해 육군본부 검찰부의 수사 후 관련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육군 장성의 부하여군 성추행 사건은 올해에만 3번째다. 특히 송영무 전 장관이 공직 기강을 강조하며 군부대 내 성추행 엄벌을 강조한 직후 3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7월 9일 육군 B준장이 부하여군 성추행 혐의로 보직해임됐고, 같은 달 24일 육군 C소장이 부하여군에 대해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혐의로 보직해임됐다.

최근 사회 각계각층에서 ‘미투운동’이 확산됨에 따라 군부대 내 여군들이 용기를 얻어 성폭력을 신고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사례를 볼 때 과거 군부대 내에서 얼마나 많은 성추행 사건이 있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육군 이외에도 해군 D준장이 다른 장소에서 음주 중이던 부하 여군을 불러낸 뒤 해당 여군 숙소까지 가서 추가로 술을 마신 상태에서 피해 여군이 만취하자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지난 7월 3일 긴급 체포되기도 했다.

송영무 국방부 전 장관은 이 사건 직후인 지난 7월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공직기강 점검회의를 열고 군의 정치개입 금지와 군부대 내 성폭력 근절 의지를 강조했다. 그 이후 육군 장성이 연달아 세 번이나 장관의 지시를 어긴 셈이다.

현역 장성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군 성폭력 근절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국방부는 지난 9월 초 군내 성폭력 근절대책을 자문하는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양성평등위는 성폭력 근절대책 관련 제도개선, 양성평등 정책 수립, 성별 차별 해소 등에 관해 국방부에 의견을 조언한다. 하지만 출범 한 달도 안 돼 성추행 사건이 또 발생, 해당 위원회의 존재 및 의의에 물음표가 찍혔다.

육군도 오는 12월 성폭력 전담조직을 신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한 앞으로 영관급 이상 장교의 성범죄가 발생하면 곧바로 육군본부 검찰부에 수사를 맡기기로 했다.

한편, 정경두 신임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취임식에서 “저는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안보를 굳건히 지키고,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청정국방’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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