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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사람 셀카 배경에 내가 왜?”…민폐 헬스타그램
주변 배려하지 않는 ‘인증샷’
SNS 홍보 위해 촬영 독려


자기 관리를 위해 헬스, 요가 등 운동을 즐기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헬스 인증샷’ 역시 익숙한 문화가 됐다. 하지만 주변을 배려하지 않는 인증샷 촬영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장인 강모(28ㆍ여) 씨는 최근 운동 중 땀에 젖은 모습이 SNS에 게재돼 굴욕을 맛봐야 했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중 다른 회원이 찍은 사진 속 배경으로 강 씨가 등장한 탓이다.

강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다니던 헬스장 이름이 태그된 게시물을 구경하는데, 누군가 찍은 셀카의 배경에 내 모습이 나왔더라”며 “복근을 뽐내는 헬스장 회원 뒤로 겨드랑이가 땀으로 흥건하게 젖은 몰골에 머리는 들러붙은 내 모습이 선명하게 나와있어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운동 중인 흉한 모습을 떠나 ‘노출 순간’이 포착되는 사례도 있다. 자세교정을 위해 어깨나 복부가 드러나거나 몸에 달라붙는 운동복을 입었거나 특정 자세를 취하며 신체가 노출되는 경우에 발생하는 피해사례다.

여성전용 필라테스 학원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 김모(28) 씨도 최근 배꼽이 보이는 요가복을 입은 모습이 타인의 SNS에 게재되는 경험을 했다. 김 씨는 “여성전용 시설이기 때문에 노출이 다소 있는 운동복도 편하게 입고 다녔고 몰카 걱정도 안했는데, 남의 셀카 배경에 뱃살 접힌 노출샷이 찍혔다”며 불쾌해했다. 그는 “회원 몇몇은 벗은 사람만 없으면 탈의실 전신거울 앞에서도 셀카를 촬영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쾌한 ‘헬스타그램’이 성행하는 배경엔 SNS 홍보를 위해 인증샷 촬영을 독려하는 상술이 숨어있다. 한 헬스장 관계자는 “몸매가 좋은 회원들이 올리는 SNS 인증샷이 광고 전단 몇백장 보다 효과가 크다”며 “운동하는 모습을 올리고 헬스장 이름을 태그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것도 홍보 효과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폐 셀카로 인한 피해가 일상이 되면서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사진 촬영을 향한 비판은 계속해서 커져만 간다. 지난달 개그맨 윤정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카페 안에 여성분, 가게 안에 단둘인데 나한테 관심 1도 없다”는 내용과 함께 일반인 여성의 모습이 드러난 사진을 게재해 비판을 받고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전문가들 역시 셀카 목적으로 촬영했더라도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거나 신체 노출이 있는 사진을 촬영한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경찰 관계자는 “타인의 노출 순간을 촬영하는 경우, 초상권 침해를 넘어 불법촬영 범죄의 소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여름철 휴양지에서도 셀카를 찍는 척 비키니 입은 여성들을 찍는 경우가 많아 매년 주의를 당부한다”고 설명했다. 공공장소에서 셀카 촬영을 지양하고, 타인이 나온 사진을 SNS에 게재하고자 하는 경우라도 신원을 확인할 수 없도록 모자이크 처리하는 에티켓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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