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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달만에 ‘공매도 대장주’ 된 HDC…주주원성 언제까지?

-HDC 공매도 잔고 비중 10.5%…전체 상장사 중 최고
-주식스왑 과정에서 다양한 공매도 유인 발생
-“9월 14일 기점 차익거래 과정 마무리…시총 규모ㆍ밸류에이션 따져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두 달 전만 해도 공매도로부터 자유로웠던 HDC가 공매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주식으로 자리잡았다. HDC를 HDC그룹의 지주회사로 안착시키기 위한 최근 유상증자 과정에서 공매도 기법을 활용한 다양한 차익실현 기회가 발생했고,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놓치지 않은 결과다. 다만 HDC의 유증 절차가 지난 18일 마무리되면서 수급이 제 수준을 찾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집계일(19일) 기준 HDC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10.5%에 달한다. 이는 전체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 비중이 10%를 초과하는 것은 HDC가 유일하다. 공매도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업체 ‘트루쇼트’가 공매도ㆍ대차와 관련된 수요와 거래량, 주식대여수수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하는 ‘TS Score’에서 역시 HDC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공매도란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남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사서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을 빌려 매도했으나 아직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주식의 규모는 ‘공매도 잔고’로 집계되는데, 이 금액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주가가 고평가되고 있다는 투자자들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HDC에 대한 공매도 수요가 증가한 것은 HDC와 HDC현대산업개발간의 주식교환(주식스왑)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HDC그룹은 HDC현대산업개발 주주들로부터 현물출자 신청을 받고 그 대가로 HDC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HDC가 자회사에 대한 지분을 늘려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토록 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때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주식스왑 비율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출자하고 그 가치만큼의 HDC 지분을 확보하려는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HDC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한데, 이같은 구조가 HDC 주가를 억누를 것으로 투자자들은 판단한 것이다. 실제 1~3%에 머물던 HDC의 공매도 거래비중은 유증계획 발표 다음날이었던 8월 1일 15%로 급증했고, 주식교환비율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마지막 거래일인 8월 27일 53.9%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가 HDC그룹이 밝힌 공개매수가격보다 낮게 형성된 점도 공매도를 부추겼다. HDC그룹은 지난 7월 31일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5만8672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이달 7일까지 약 5주간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이를 밑돌았다. 청구가격 아래에서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전환신청을 하면, 매수가격과 청구가격의 차이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였던 셈이다. HDC 공매도 투자자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1차적으로 저평가된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매수해 차익을 실현하고, 2차적으로는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현물출자함으로써 공매도 상환 물량을 배정받는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었다.

아울러 지난달 28일 HDC의 신주 발행가액(2만3649)이 결정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 공개매수가(5만8672)와의 비율이 1대 2.48로 정리됐는데, 이후 시장에서 거래된 두 주식의 가격 비율이 이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또 한 번 HDC 매도의 요인이 발생했다. 이론적 주식교환비율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HDC를 매도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을 매수하면 차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HDC 유증 청약이 종료됨과 동시에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 기회로 작용했던 구조적 요인이 모두 사라져, 수급 및 주가가 안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박형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9월 18일 마감인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9월 14일까지 HDC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14일을 기점으로 차익거래 과정은 마무리됐다”며 “향후 지주회사 주가는 유증 규모에 따른 전체 시가총액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결정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HDC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지난 17일을 기점으로 2거래일 연속 감소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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