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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추석 풍경] 차례 대신 연휴 즐기는 5060 엄마들… “올 추석엔 우리도 고향 친구 만날래요”
[사진=연합뉴스]

-차례 간소화…연휴 즐기는 신세대 시어머니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올 추석에도 고향 친구들과 번개 모임 하려고요”.

주부들의 추석 풍경도 시대 변화와 함께 달라지고 있다. 차례를 반드시 지내야 한다는 인식이 옅어지면서, 과거 추석 연휴 대부분은 시댁에서 보내며 음식준비에 매달렸던 주부들도 연휴를 즐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며느리에서 시어머니가 된 5060 주부들은 연휴동안 친구를 만나거나 부부동반 여행에 나서는 등 비로소 휴식의 기회를 만끽하고 있다.

결혼 30년차 주부 김현숙(55) 씨 역시 몇해전부터 차례를 간소화하고 추석 연휴 동안 고향 친구들과의 정기모임을 가져오고 있다. 김 씨의 시댁은 충청도지만 올 추석 연휴엔 추석 다음날 곧바로 고향인 경상도로 향해 친구들과 회포를 풀기로 했다.

김 씨는 “예전엔 시댁에 가서 추석 연휴 대부분을 보내고 왔지만 제사를 직접 지내고부터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젊었을 땐 시댁 눈치보여 추석 연휴에 놀 생각도 못하고 친정도 못갔던 시절도 있었다”며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 친정은 없지만 친구라도 만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부부가 차례 대신 간단한 가족 식사를 한 후 여행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직장인 서모(35) 씨는 “아내와 부모님 사이가 서먹한데다 음식 준비도 거하게 하는 바람에 갈등이 많았다”며 “올해는 부모님을 설득해 추석 연휴에 여행을 보내드리는 것으로 효도도 하고 갈등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젊은 시어머니들의 달라진 모습에 정통 시집살이를 각오했던 며느리들은 싱글벙글이다.

3년차 주부 윤모(32) 씨는 시어머니가 작년부터 차례를 없앤 덕에 올 추석이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윤 씨는 “시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시집살이에 이골이 난 시어머니께서 나서서 차례를 없앴다”며 “차례상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집도 많은데 좋은날 가족끼리 맛있는 식사만 하면 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윤 씨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시부모님께 제주도 여행을 보내드릴 예정”이라며 “평생 시집살이에 고생하셨으니 앞으로 추석연휴엔 맛있는 것 사드시며 편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달라진 추석 풍경은 설문조사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17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는 수도권 가정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1년 77.4%에서 2013년 69.5%, 2017년은 61.7%로 하락세다.

반면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은 빠르게 증가했다. 2011년 22.6%에 불과했던 비율이 2013년 30.5%로 증가했고 2017년에는 38.3%를 기록했다. ‘추석에는 차례를 꼭 지내야 한다’고 답변한 비율(22.3%)은 4명중 1명 꼴에도 미치지 못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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