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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4개월 만의 만남·세 번의 포옹…남북, 다시 손 맞잡다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현수막에 걸린 그대로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영부인인 리설주 여사는 문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리기 직전에 순안공항에 모습을 드러내고 대통령 내외를 환영했다. 김 위원장을 본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손을 들어 인사했고, 밝은 모습으로 계단을 내려왔다. 

4ㆍ27 정상회담과 5월 회담에 이어 약 4개월 만에 재회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세 번 연달아 포옹하는 특유의 인사법으로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 여사들도 환한 표정으로 담소를 나눴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에는 북한 측 영부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던 두 정상에게 빨간 스카프를 맨 두 소년ㆍ소녀가 환영을 뜻하는 꽃다발을 건넸다. 직후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과 인사했다.

두 정상이 만나는 사이 평양 시민은 한반도기와 형형색색 조화로 엮은 꽃술을 흔들며 두 정상의 만남을 축하했다.

환영행사에는 북한 핵심이 전부 모였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당중앙위 부위원장(조직지도부장), 리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능오 평양시 당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이 모두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늘어선 북한 측 주요인사와 악수하며 인사했다. 해당 인사 중 군부 인사들은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반대로 대한민국 정부요인과 인사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는 짧게 이야기를 나눴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과도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다가와 김 위원장에게 부연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곤색, 흰색, 검은색 제복을 입은 북한군 의장대는 사열로 대한민국 정상을 맞았다. 예포가 약 21차례나 울려 퍼져 국가 원수급 대우를 했다. 김명호 분열위병대장은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군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분열하였다”고 외쳤다.

공항 의전행사는 국가 원수나 원수급에 준하는 최고예우로 영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0년 6월 13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항공편으로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나 2007년 10월 2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육로로 평양 4·25문화회관에 도착했을 때도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인민군 의장대의 규모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때 300여명이었던 국군 의장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단상으로 이동해 의장대의 제식을 지켜봤다. 북한군이 제식을 맞춰 예우하자 문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화답했다. 김 위원장도 옆에 서서 문 대통령과 함께 행진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이후 김 위원장과 함께 주민들을 지나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주민 앞을 걸으면서 악수를 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보고 손뼉을 치며 웃었다. 리 여사는 김 위원장 바로 뒤를 따랐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떠나기 전 오른손을 들어 흔들고, 고개를 70도에 가깝게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약 20여 분간 치러진 행사 내내 공항에는 군악대환영곡이 울려 퍼졌다. ‘따뜻한 환영의 음악’이라는 뜻으로 명예위병대가 연주하는 환영곡으로 알려졌다. 차량에 탑승하기 앞서 문 대통령은 잠시 멈춰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으며, 탑승 후에도 창문 내려 손을 흔들며 환대해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보내기도 했다. 

평양 공동취재단ㆍ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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