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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남북의 사흘 ‘결정의 시간’
‘2018남북정상회담평양’의 첫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마중 나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 장면이 이날 서울 중구 DDP 메인프레스센터에 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 부부 공항 영접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첫 만남

환영행사 뒤 백화원 영빈관으로
한반도 비핵화 담판 운명의 3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다시 만났다. ‘가을엔 평양에서’를 선언했던 올해 4월 판문점에서의 약속이 이행되는 순간이었다. 판문점 남(평화의집)과 북(통일각)에서 한번씩 그리고 평양에서 또한번, 올들어서만 벌써 세차례나 남북정상이 만나면서 남과 북사이의 불신은 녹아내렸다. 반면 문 대통령의 어깨는 무겁다. 청와대가 직접 ‘무거운 의제’라고 밝힌 한반도 비핵화가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기 때문이다. 2박3일간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비핵화 담판’의 최종 결과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8년 9월 18일 오전 10시 9분. 문 대통령은 영접을 위해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마중나온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났다. 두 정상은 웃음 띤 얼굴로 첫 악수를 나눴고 이후 인사는 김 위원장 특유의 세번 끌어안는 ‘유럽식 인사’였다. 지난 2차 남북정상회담 때 처음 등장했던 ‘세번 끌어안는 인사’에 문 대통령도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이를 맞았다. 문 대통령 내외는 김 위원장 내외와 악수했고 구면인 사이라 첫인사 치고는 비교적 긴 시간인 약 3분간의 인사가 이어졌다. 꽃을 든 화동이 문 대통령에게 꽃을 건넸고, 문 대통령은 화동들과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공항 영접을 위해 미리 나온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도 악수했다.

김 위원장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영접을 나온 북측 고위인사를 한명씩 문 대통령에 소개했으며 문 대통령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공식 수행원을 김 위원장에게 소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소개하면서 다소 긴 말을 했다. 김 장관은 남북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한 주요 정부 관계자다. 김 위원장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과 인사할 때엔 ‘잘 보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건넸고,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군 의장대의 사열을 김 위원장과 함께 받았다. 김 위원장은 비교적 긴장된 표정으로 사열을 지켜봤다. 긴장한 듯 입술에 침을 바르는 모습도 보였다. 약 10분가량 이어진 환영 행사가 끝난 다음 문 대통령과 방북단은 차량타고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오찬을 먹은 뒤 첫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이날 오후 실행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 도착 직후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지만 어깨는 무겁다. ‘비핵화 의제’가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무겁게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출발 전 ‘성과 부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성남 서울 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과 만나 “자주 만나는 것 자체가 성과인데 만날 때마다 성과 보따리가 있어야 되는 것으로 인식해 조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전날 “이번에는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청와대가 ‘기대치 낮추기’ 의지를 연거푸 내비친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 의제는 크게 세가지다. 남북관계 발전과 비핵화 및 북미대화 촉진, 그리고 군사적 긴장 완화 등이다. 핵심은 역시 비핵화 의제로 모여지는데, 이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정상회담이란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국면에 빠진 북미 협상을 중재 또는 가속하기 위한 촉매로서 이번 정상회담은 의미 깊다.

이외에도 남북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비무장지대 경계초소(GP) 철수와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등에 상당한 접근을 이뤘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둘러싼 남북의 이견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 간 교류 협력도 보다 정밀한 제도화에 이를 수 있을 지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15분께 헬기를 이용해 청와대에서 성남공항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이 출발하는 성남공항에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청와대·정부 관계자들이 배웅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해찬·정동영 대표등 국회 관계자들과 함께 공군1호기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공항 직원들을 향해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실은 공군1호기는 오전 8시55분께 성남공항을 떠나 평양 국제공항인 순안공항으로 떠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9분께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10시 6분께에는 순안공항에 김정은 위원장이 순안공항 청사를 나와 카메라에 등장했다. 김 위원장이 등장하자 군악대 연주가 시작됐고, 뒤이어 비행기에서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나란히 내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난 시각은 10시 9분이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출발(8시15분)해 김 위원장을 만날 때(10시9분)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시간도 안됐다.

평양공동취재단·홍석희 기자/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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