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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남북연락사무소 개소에 “비핵화협상과 속도 맞추라”…재차 경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사진=헤럴드경제DB]

-남북 24시간 소통시대 앞두고 美 경계
-정부, 남북관계에 ‘명운’…北ㆍ美비핵화 선순환 구조 가시화에 주력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남북간 24시간 365일 소통시대를 알릴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개소를 하루 앞둔 가운데, 미 국무부가 재차 반대의 뜻을 피력했다.

미 국무부 12일(현지시간) 헤럴드경제의 이메일 논평요청에 “남북관계 발전은 반드시 북미 비핵화 협상과 속도를 같이해야 한다”며 “항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노력은 완전한 비핵화의 진전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14일 개소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북한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킴으로써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남북연락사무소는 남북간 정치적 신뢰를 진전시키고 남북관계를 안전성과 예측 가능성 제고 등 남북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데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조야에서는 연락사무소 개소가 한미관계보다는 남북관계에 비중을 둔 조치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관계 소식통은 미 국무부에서 전기 및 유류공급, 그리고 북측 인사들이 사무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제재위반 소지에 대한 설명을 문재인 정부에 요구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 10~11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정책 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관계가 비핵화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0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통화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앞서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미 조야에서는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 비핵화 협상 속도의 간극이 커짐에 따라 한미간 이견이 보다 가시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은 “문 대통령은 북한의 무장해제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관계 진전에 더 관심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마찰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 한미의 일방통행이 빈번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한미간 긴밀한 조율을 토대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지 않으면 한미간 이견으로 인해 대화의 판이 다시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미교착 속에서도 남북관계는 안전성을 유지해야 한반도 평화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남북관계에 발전이 있을 때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이었으며, 군사적 도발이 없었다”며 “한반도 평화모멘텀을 고착화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도록 남북기본협정 등 평화기조를 법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의 우려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 연락사무소를 통해 상호 오해의 소지를 줄이고 신뢰를 구축한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당장 제재 위반의 소지가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정부에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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