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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항서, 베트남 ‘국민아빠’된 결정적 한마디 “나도 키가 작다”
30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 베트남 박항서 감독(왼쪽)이 경기 시작 전 애국가가 나오자 태극기를 향해 가슴에 손을 올리고 있다. 베트남 관계자와 약속이나 한 듯 키가 엇 비슷하다.[사진=연합뉴스]
-이동준 DJ매니지먼트 대표 ‘뉴스공장’서 사연 전해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베트남 ’국민 아빠’가 된 사연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박항서’라는 이름을 알 턱이 없는 베트남 축구계를 “나도 당신들처럼 키가 작다”라는 한마디로 사로 잡았다.

이는 감성 마케팅이 적중한 것이지만 끈끈한 동질감과 조직력이 매우 중요한 축구경기의 본질을 꿰뚫은 결과로 작용해 박항서 열풍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감독을 맡은 박 감독은 그해 12월 M-150컵에서 10년만에 라이벌 태국에 2:1승, 올 1월 아시아 23세이하 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에 이어 2018아시안게임 4강 진출 등으로 베트남 최고 스타가 됐다.

베트남 선수들은 그를 파파(아빠)라고 부른다. 이 별명이 베트남 전역에 퍼져 박 감독은 이제 ‘국민 아빠’로 불리고 있다.

30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박 감독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이동준 ‘DJ매니지먼트’ 대표가 나와 박 감독 베트남 사령탑이 되기까지 사연을 풀어놓았다.

축구가 최고 인기스포츠인 베트남은 급성장하는 국력에 발맞춰 축구도 탈 동남아시아를 외치며 전력 보강에 나서면서 유럽 등의 유능한 감독을 원했다.

그래서인지 베트남 축구대표감독 자리 경쟁에 유럽,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300명에 가까운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축구협회는 ‘선수와의 호흡을 위해 아시아 명장을 뽑자’고 선발 기준을 정했고 박 감독은 일본 감독과 최종후보로 올라 베트남 협회의 검증을 받았다.

이 대표는 “전전임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일본인이었는데 그렇게 잘 만들지 못했다”며 일본 축구 지도력에 베트남측이 의구심을 가진 것이 박 감독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 언론들이 ‘좋은 유럽의 감독을 모셔올 줄 알았는데 왜 이런 한국에 있는 감독을 데려 왔냐’며 비판적 기사를 내 보냈고 베트남 협회 안에서도 ‘이래도 되냐’는 갈등이 있었다”고 했다.

게다가 베트남 측은 박 감독이 한국 프로팀에서도 퇴출 돼 창원으로 내려간 사실을 놓고 찜찜해 했다.

그러나 창원옆 경남 산청이 고향인 박 감독은 “고향팀을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이 컸다”고 당당히 밝혔다.

여기에 2002월드컵 4강신화 때 한국대표팀 수석코치, 아시안게임 동메달 획득 등 경력이 플러스 알파로 작용했다.

2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과 베트남의 경기. 베트남 응원단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박 감독은 이제 ‘국민 아빠’로 불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대표는 박 감독이 낙점 받은 결정적 요인으로 “키가 작았던 거, 크게 되게 큰 포인트였다”고 귀띔했다.

면접때 박 감독은 “ 베트남 선수들 키가 작기 때문에 플레잉 스타일을 좀 적용하고 이용하는 데 키 작은 선수 출신의 감독이 잘한다”라는 점을 강하게 어필시켰다.

박 감독은 “내가 키가 작으니까 키 작은 선수들의 비애를 잘 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성인 남성 평균키는 164~165cm정도이다.

실제로 박항서 감독 키는 166cm 남짓하다. 프로필에는 키 170cm로 나와 있다. 운동화를 신고 쟀기 때문이다.

박항서 감독은 1959년생으로 한양대 77학번이다. 맞대결서 승리한 김학범 한국대표팀 감독은 1960년생으로 명지대 80학번. 말을 건네기도 어려운 3년 선후배 사이다.

이 대표는 베트남이 박 감독을 인정한 결정적 계기가 “지난해 12월 M-150컵에서 태국에 2-1승을 거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베트남-태국전은 한일전보다 더 격렬한 최고의 빅 이벤트라며 라이벌전에서 10년간 지다가 박 감독이 부임해 10년만에 이겼다, 그 것도 태국 부리람 원정경기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베트남 국민아빠가 된 박 감독에게 지금 아빠 이미지 광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박 감독 인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으로) 베트남 사람들과 우리 한국 사이의 악연이 있는데 한 번도 정치, 외교적으로 풀어내지 못했다”며 “이런 상처를 박 감독 혼자 다 치유하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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