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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롱, 자유주의 질서 ‘리더’ 급부상…美·伊·헝가리에 쓴소리
[사진=EPA연합뉴스 제공]
난민정책 두고 프랑스 vs. 이탈리아·헝가리
“유럽, 독자적 안보정책 필요성” 강조
“미국의 정책 탓…다자주의 중대한 위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세계 자유주의 질서의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럽의 반(反) 난민 기조를 이끄는 헝가리·이탈리아 집권세력에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는 대립각을 세우며 유럽의 ‘안보 독립’을 주장하고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방문 중 동행한 기자들에게 “국수주의자들과 증오의 언사를 퍼트리는 세력에 물러서지 않겠다. 그들이 나를 자신들의 주된 적으로 여기고 싶다면 그들은 옳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언론이 전했다.

그는 “조만간 난민 출신국에도 적용되고 진지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되는 광범위한 난민대책이 마련될 것”이라면서 “헝가리와 이탈리아가 이런 대책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내달 20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난민대책 회의를 열고 유럽으로 유입된 아프리카 난민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회동해 자신을 표적으로 삼은 데 반응한 것이다. 두 국가는 EU 내에서도 난민에 대해 적대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28일 밀라노에서 오르반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들에게 “프랑스는 난민 문제에서 좀 더 큰 연대와 분별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도 “유럽에 두 진영이 있는데 하나는 마크롱이 이끄는 난민 지지세력이고, 다른 하나는 불법이민을 막으려는 우리”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유주의 질서의 리더를 표방하며 극우·포퓰리즘 성향의 헝가리·이탈리아 집권세력과 잇달아 설전을 벌여왔다. 이탈리아가 지난 6월 630명을 실은 난민 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의 입항을 거부하자 “무책임하고 냉소적”이라고 비난했다. 이탈리아는 예정된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유럽의 독자적인 안보체제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7일 파리 엘리제궁으로 재외 공관장을 초청한 자리에서 “유럽의 안보를 미국 군사력에만 의존할 수 없다. 극단주의와 민족주의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유럽 안보의 새 기준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도 미국의 정책 탓에 다자주의가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통해 자유주의적 세계질서를 구축해온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유럽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하는 상황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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