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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매케인, 죽음도 화해시키지 못한 ‘정적’
[AP연합뉴스 제공]

매케인, 트럼프 시대 우려 담은 대국민 메시지 사후 공개
트럼프, 공식 추모 성명도 없이 영결식도 불참
美 정계 “매케인 없는 공화당, 트럼프 일색” 우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 보수진영의 거물급 정치인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뇌종양으로 사망하기 직전까지 ‘트럼프 시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 전했다.

매케인 의원의 대변인인 릭 데이비스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적의와 증오, 폭력을 낳는 하찮은 대립을 애국과 혼동할 때 위대함이 약화된다”며 “장벽을 허물기보다는 장벽의 뒤에 숨고, 이상의 힘이 변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기보다는 의심을 할 때 위대함도 약해진다”며 고인의 마지막을 말을 대독했다.

WP는 매케인 의원이 미국인에게 정치적 ‘트라이벌리즘’(종족주의)에 굴복하지 말라는 당부를 남기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라이벌리즘은 세계화에 대한 반작용으로 뚜렷한 민족ㆍ인종적 정체성을 앞세우는 집단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그의 발언에 담긴 ‘장벽’과 ‘위대함’은 각각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장벽 건설, 선거 슬로건을 겨냥한 것이라고 봤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다는 이유로 매케인 의원에 대한 공식 애도성명 발표 거부는 물론 추모 조기도 거둬들여 “옹졸하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백악관은 매케인 의원이 타계한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조기를 달았다가 이날 다시 평일처럼 국기를 게양했다.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백악관은 장례식이 엄수될 때까지 조기를 게양하겠다고 번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추모 성명을 발표하는 대신 트위터에 “유족에게 깊은 애도와 존경을 표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내달 1일 워싱턴 국립 성당에서 열리는 매케인 의원 영결식에도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계와 언론은 “이제 공화당은 트럼프 일색”이 될 것이라며 우려도 드러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사회의 안전을 위해 동맹을 강조하는 공화당 세력이 힘을 못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케인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인종차별 발언, 성추문 의혹 등에 휘말린 트럼프 후보를 앞장서서 비판했고, 그가 취임한 이후로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 등 주요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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