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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티칸으로 향하는 가톨릭 성폭력 비판
[EPA연합뉴스]

아일랜드 여론 “방지책·응징 없다”
대주교 “교황 성폭력 은폐 사임 요구”


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방치한 것에 대해 연일 사과에 나서고 있지만, 분노한 현지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고 미 CNN 방송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아일랜드 방문 이틀째인 이날 더블린 피닉스 파크에서 열린 세계가정대회 미사에서 “피해자들께 교회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공감과 정의, 진실을 보여주지 못한 시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면서 사죄했다.

가톨릭 전통이 강한 아일랜드는 2000년대 초부터 아동을 상대로 한 천주교 성직자들의 성폭력이 잇따라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사회 전체가 몸살을 앓아왔다. 이에 따라 교황은 전날 39년 만에 아일랜드를 방문, 더블린 교황청대사관에서 성직자들로부터 성학대를 당한 피해자 8명을 만나 위로하고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각종 추문·부패를 묵과한 교황청에 대한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아일랜드 현지에서는 “사과는 있지만 해결책은 없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학대를 중단·처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없이 사과만 반복한다는 설명이다. 가디언은 교황의 32시간 방문을 두고 “치고 빠지기”라는 말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가톨릭 보수 매체들에 보낸 11쪽 분량의 편지에서 자신이 2013년 교황에게 미국의 시어도어 매캐릭 전 추기경이 성직자·신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의혹에 관해 말했다고 주장했다. 비가노 대주교는 “교황은 매캐릭의 학대를 은폐한 추기경과 주교들에 대해 선례를 보이는 첫 번째 사람이 돼야 한다. 모두와 함께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아일랜드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성학대 인지 주장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자들은 자신들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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