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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답’ 토로하던 文 대통령, 휴가 후 달라졌다
6월 규제회의 취소후 ‘입장선회’ 파격 행보
매월 규제혁신점검회의 ‘하나씩’ 혁파 의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리려 했던 규제혁신점검회의를 돌연 취소했다. 회의 시작 전 불과 3시간 전이다. 이유는 준비가 미흡하다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총리에게 ‘답답하다’고 말했던 것으로도 알려진다. 문 대통령이 고민했던 것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만한 정책들이 준비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바뀐 것은 휴가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을 택한 것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표했다. 이례적으로 산업혁명기 영국의 ‘붉은 깃발 법(Red Flag Act)’을 원용하면서 과감한 혁신도 주문했다. ‘붉은 깃발 법’ 또는 ‘적기조례’로도 불리는 이 규제는 영국의 자동차 산업을 후퇴시킨 나쁜 규제로, 그간 시민단체 등에서 단골로 사용하던 과거 역사 사례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움직임은 집권 2년차를 맞아 경제 정책에서 본격적인 성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러 경제적 처방이 효과가 나오지 않자 인터넷전문은행 등 관련 규제에 대한 입장을 선회하면서 규제혁신 모양새까지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의료기기 분야 규제 혁신을 언급한 이후 분당 서울대 병원을 찾은 것도 의미있는 행보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에는 ‘원격 의료 허용’이란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 있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당시 한국의 뛰어난 원격 의료 기술을 러시아에 수출하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분당 서울대 병원을 찾아 “의료기기는 개발보다 허가와 기술평가를 받기가 더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규제혁신이 쉽지 않은 분야지만 의료기기 산업에서 규제혁신을 이뤄내면 다른 분야의 규제혁신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명된지 한달 가량 된 윤종원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 역시 문 대통령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이 기업들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해결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매월 한번씩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키로 했다. 매 회의의 주제는 하나로 정하되,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이 회의 테이블에 올려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오를 혁신 리스트가 30개 가량 정리된 것으로도 알려진다. 

홍석희 기자/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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