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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가철 꼴불견]국립공원서 쓰레기 투기ㆍ불법취사…얌체 피서객 ‘몸살’
계곡가 인근에 설치된 텐트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북한산 국립공원 등 서울 인근 계곡 가보니
-국립공원들 꾸준히 단속하지만 역부족
-계곡 내 버젓이 취사하는 음식점도 문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텐트랑 취사는 안되고요. 돗자리 깔고 물에 발 담그는 정도는 괜찮습니다.”

국립공원 관리요원 김모(28) 씨의 설명에 취사도구 등을 챙겨왔던 중년 부부는 아쉬워했다. 김 씨는 평일에도 수차례씩 취사와 텐트 설치가 안된다는 이야기를 피서객들에게 설명한다. 하지만 국립공원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서울 근교의 산과 계곡은 밀려드는 피서객들의 ‘잘못된 행락문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야영과 취사, 흡연, 무단 쓰레기 투척 등이다.

지난 4일 북한산 국립공원과 수락산 공원, 장흥유원지 등 직접 찾아간 서울 근교의 등산지들도 이같은 문제가 심각했다. 장흥유원지에서는 3월부터 11월까지 취사가 금지됐지만 곳곳에 설치된 텐트 주변으로 밥을 하거나 고기를 굽는 등 음식냄새가 진동한다.

산림보호법 제 34조(산불예방을 위한 행위 제한)와 제 57조 등에서는 야영이나 취사, 쓰레기 투척 등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영장으로 지정된 경우에만 야영과 취사가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지자체와 국립공원 관리소 등이 활발히 단속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적발된 경우 시민들은 대부분 ‘몰랐다’식의 변명만 늘어 놓는다. 한 국립공원 관계자는 “불법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개선을 수차례 지적하지만, 시민들은 ‘몰랐다’고 해명한다”면서 “경고를 준 뒤 순찰을 돌고 와서 다시 보면 그대로인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거리변에 불법주차 된 차량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남양주 방면 수락산 계곡 입구에는 곳곳에서 버려진 쓰레기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막걸리와 소주병이 너부러져 있다.

계곡 주변에 불법주차도 만연했다. 공무원들이 단속에 나서지 않는 주말이면 도로 한 편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다. 수락산 계곡 입구 2차선 도로는 차량의 이동이 힘들 정도로 많은 차량이 길게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매년 여름이면 반복되는 논란이지만 계곡을 점령하다시피 평상 등을 펴고 영업하는 음식점들도 문제다.

계곡변에 평상을 설치한 다수의 점포가 평상 위에 휴대용 버너를 놓고 음식을 끓여서 판매하고 있다. 누구나 이용해야할 계곡을 차지한채 평상을 설치하는 것도 문제인데, 취사까지 하는 것은 불법여부를 떠나 자연환경 오염가능성도 심각하다.

하지만 법령을 어기고 불법시설물을 설치하고 영업을 해도, 1개월의 계도기간이 포함된 2차례의 시정명령과 이후 불이행시 이행강제금 부가가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조치의 전부다. 시설과 면적마다 다르지만 최소 600만원 수준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고 있는데, 업주들은 ‘여름한철 영업료’ 수준으로 생각해 벌금을 각오하고 버젓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피서객들의 공원이용문화 개선도 필요하지만, 자릿세와 바가지음식값에 신음하는 계곡과 해수욕장 등의 불법영업을 정부가 강력하게 근절하는 것도 병행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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