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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아니면 말고”…유가족 두 번 울린 ‘제주 캠핑여성 사망 루머’
[사진=연합뉴스]

-SNS에는 “예멘 난민이 죽였다” 허위 소문도
-소문 대부분 근거 없어...주변 증거도 ‘실족’에 무게
-경찰, 정확한 사인 규명 위해 국과수에 폐 부검 의뢰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달 25일 실종돼 일주일 만에 제주도 반대편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제주 세화포구 실종사건을 두고 SNS를 중심으로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난민이 숨진 최모(38ㆍ여) 씨를 죽였다”는 근거 없는 허위 소문이 퍼지고 있다. 사망 경위를 추적하고 있는 경찰은 이같은 소문이 모두 근거가 없다고 밝혔지만, SNS 상에서는 관련 선전물이 인기를 얻고 있다.

4일 SNS 상에서는 숨진 최 씨의 사망을 두고 “타살이 분명하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범인으로 제주도에 난민 신청을 위해 머물고 있는 예멘인을 지목하는 근거 없는 글이 지지를 얻고 있어 수사를 맡은 경찰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신원이 확실한 한국인이 범행을 저질렀다면 벌써 지문 등으로 검거했을 것”이라며 “무절제한 난민 수용이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이다.

숨진 최 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가 실종된 장소에서 100㎞ 떨어졌다는 점도 타살 의혹을 키웠다. 시신이 발견된 제주 가파도 해상은 마지막으로 최 씨가 목격됐던 세화포구와 정 반대에 위치해있다. 실종 당시 바다의 물결도 정반대라 실족한 최 씨가 물길을 거슬러 100㎞를 표류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찰은 여전히 실족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종 당시 최 씨가 만취한 상태였고 발견된 시신에서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도 섬 반대편에서 시신이 발견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실종 장소에서 발견된 최 씨의 물품 등에서도 별다른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음주로 인한 실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일 진행된 부검에서도 타살을 의심할만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의는 오히려 “폐의 상태를 봤을 때 익사자의 전형적인 특징이 목격됐다”고 사인을 설명했다.

게다가 SNS 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난민의 타살 의혹은 가능성이 극히 낮은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 장소 주변에는 난민이 거주하지 않는다”며 “주변 목격자 조사에서도 난민을 봤다는 사람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숨진 최 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확한 폐 부검을 의뢰했다. 최 씨의 폐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되면 실족에 의한 익사라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폐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최 씨가 살해된 후 바다에 버려졌다는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지만, 다른 정황증거를 살펴보면 실족에 의한 익사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라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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