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남북정상회담 위대한 100일] 확성기 철거·DMZ GP 철수 합의…판문점 선언이행 아직은 순풍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했던 약속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다. 북미가 종전선언을 사이에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삼중 사중으로 북한을 포위하고 있지만, 100일간 진행된 남북 교류는 적대 관계를 유지했던 직전 정부와는 달리 파격의 연속이었다.

판문점 선언 이행에서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군사 적대시 완화책이다. 첫 물꼬는 남북 군사분계선 지역의 확성기 철거였다.

남북정상회담 후 나흘 뒤인 5월 1일, 남과 북은 서로를 향했던 확성기를 철거했다. 이는 판문점 선언(2조 1항)에 명시된 것이었다. 7월 31일 열린 남북장성급 회담에서도 북측 대표단장 안익산 육군 중장(우리의 소장)은 “우리 인민들에게 ‘야 군대가 제일 앞서 나가는구나’ 이런 인상을 줄 수 있도록 하자”는 말을 하기도 했다. 남북은 장성급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수에 합의했고, 북측은 JSA 내 비무장을 제안하기도 했다.

‘국제경기 공동진출’ 약속도 착실히 이행중이다. 지난 6월 18일 열린 남북체육회담에서 남북은 아시아경기대회 개폐회식 공동입장을 결정했고, 이 가운데 조정 종목은 남북 단일팀 구성을 확정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코리아오픈에선 남북이 탁구 단일팀을 이뤄 장우진-차효심 팀이 중국을 꺾고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농구팀이 방북해 통일 농구 친선 행사를 연 것도 남북정상회담 후 100일 내에 벌어진 스포츠 이벤트였다. 오는 18일 개막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은 개회식에 공동 입장하고 여자농구 등에서 단일팀으로 출전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8월 20일)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통일부 주관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현재 시설 개보수 계획을 세우는 등 차질없이 준비가 진행중이다.

앞서 남북은 생사 확인 회보서를 교환했고, 상봉 대상자 100명씩이 선정됐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지난 2015년 10월 열린 이후 2년여만이다.

철도 연결도 본궤도에 올랐다. 판문점 선언(1조6항)에선 남북의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을 명시하고 있는데, 남북은 7월 20일과 24일 두차례에 걸쳐 북측 구간 궤도 노반 시설을 점검했다.

인도적 사업으로 분류되는 북한 나무 심기도 진행된다. 인도적 사업은 대북제재 예외를 인정받는다. 한반도녹색평화운동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은 오는 10월 북한 나무심기 방문을 위해 방북할 예정이다.

이행이 순탄치 않은 사항도 있다. 판문점 선언(3조3항)에선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실시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최근 북미 협상 진행 과정에서 미국이 종전 선언 전제 조건으로 ‘핵 리스트 제출’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이 종전선언 참가를 요구하면서 상황은 더 꼬였다. 3자(남북미) 종전선언도 힘든데 4자(남북미중)로 판이 커지면, 사실상 연내 종전선언키로 한 판문점 선언은 이행이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홍석희·문재연 기자/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