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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 불청객②]모기 잡은 ‘기록적 폭염’…말벌은 더 극성
[사진=헤럴드경제DB]
-‘일본뇌염’ 주범 모기는 지난해보다 71% 줄어
-30도 넘는 폭염 계속되며 모기 활동 ‘뚝’
-강한 더위에 벌집 신고 건수는 오히려 증가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여름철 대표적 해충인 모기가 폭염 탓에 실종됐다. 평년보다 장마가 일찍 끝난데다 강한 일사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모기의 활동량은 크게 줄었다. 반대로 늦여름에 기승을 부리던 말벌은 평년보다 일찍 활동을 시작하며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30일 서울시 모기 예보에 따르면 지난 18일, 올해 처음으로 모기활동지수가 최고치인 1000을 기록한 서울시는 13일째 모기활동지수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 단계로 따지면 가장 높은 등급인 ‘불쾌(상)’에 해당한다. 모기활동지수가 최고단계에 해당할 때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출입문과 창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생활지 주변 물이 고인 곳을 곧장 보건소에 신고해 방역조치를 받아야 한다.

모기 지수는 연일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발견된 모기 개체 수는 크게 줄었다. 서울 시내 60곳의 모기 채집기 현황에 따르면 7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 잡힌 모기는 708마리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1398마리)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일본뇌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빨간집모기 채집 수는 더 크게 줄어 채집기당 하루 평균 8마리 정도의 빨간집모기가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28마리)와 비교하면 71.4%나 줄어든 수치다.

이처럼 모기가 극적으로 줄어든 데는 강한 일사로 인한 폭염이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모기는 20도 안팎의 온도와 고인 물 등의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며 “장마가 일찍 끝난데다 30도가 넘는 불볕더위, 강한 자외선이 겹치면서 모기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폭염에 모기가 줄어든 대신 말벌은 더 극성을 부리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모두 1만43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891건)보다 11.4%나 늘어났다. 매년 여름철 폭염이 심해지며 벌집 제거 신고는 지난 2013년 8만6681건에서 2015년 12만8444건, 지난해에는 15만8588건까지 증가했다.

벌에 쏘인 환자 또한 증가 추세다. 지난달 19일에는 경남 사천시 사천읍에서 58세 남성이 야산에서 벌에 쏘여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6일에는 가정집에 있던 61세 남성이 말벌에 쏘여 숨지기도 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말벌은 기온이 높아지는 7월부터 활동량이 증가해 8~10월에 절정을 맞는다. 한해 평균 말벌에 쏘인 환자는 7700명에 달하는데, 이중 대부분 피해는 여름철에 집중된다. 소방청이 파악한 지난해 말벌 쏘임 사망자는 12명에 달한다. 소방 관계자는 “벌집을 보더라도 섣불리 직접 제거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벌집을 자극하기보다는 119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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