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여름철 불청객①]방역 사각지대…여름밤 한강변 ‘하루살이의 습격’
[사진=한강변 건물 벽면마다 붙은 동양하루살이떼]
-이달 한강변 중심으로 극성…주변 피해도
-‘해충’ 인식과 달리 무해한 친환경 지표종
-서식지 대부분 환경보호구역…방역 어려워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한강시민공원을 찾은 이종은(28) 씨는 지인들과 함께 맥주를 사러 공원 내 편의점에 들렀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편의점 입구부터 벽면, 손님들이 앉는 테이블과 의자에까지 하루살이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하루살이가 붙어 있는 곳은 편의점뿐만이 아니었다. 여름밤 한강시민공원 곳곳 조명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하루살이가 달라붙어 있었다. 이 씨 일행은 한강에서 맥주를 먹는 내내 한 손으로는 하루살이를 쫓아내야 했고, 결국 일찍 모임을 마칠 수밖에 없었다.

큰 날개 탓에 이른바 ‘팅커벨’로 불리는 동양하루살이가 여름 내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하루살이의 주 활동기인 5월이 지났지만, 7월에도 한강변 곳곳에는 하루살이 떼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환경 탓에 화학적 방역을 할 수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하루살이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8ㆍ여) 씨는 가게 문을 열기 전 창문에 붙은 하루살이를 떼어내는 것이 일과가 됐다. 바로 옆 한강 광나루지구 내 10만2497㎡의 습지에서 날아온 하루살이 탓에 이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창문 청소를 하고 있다. 이 씨는 “무해하다고 하지만, 하루살이를 본 손님들이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며 “여름철 장사는 포기나 마찬가지”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여름철 대표적 불청객인 동양하루살이는 5월에 보통 나타난다고 알려졌지만, 여름철 내내 주변 지역에 피해를 끼친다. 특히 인근 상점가와 한강을 찾는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호소한다. 최근에는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잠실야구장에도 하루살이 떼가 출몰해 경기에 지장을 주기도 했다. 한 방역업체 관계자는 “동양하루살이는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 수 없고 전염병을 옮기지도 않는다”며 “그러나 크게는 8㎝까지 자라 주변에 혐오감을 줘 관련 방역 요청이 여름철에 많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하루살이는 하천 주변에 주로 서식하는데, 지난 2010년께부터 한강 주변에 자주 출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 주민들의 민원도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방역은 제한된 상황이다. 동양하루살이 자체가 2급수 이상의 물에서만 살 수 있는 친환경 지표종이라 해충으로 분류되지 않는데다 서식지가 대부분 환경보호구역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구청 관계자는 “상수원 보호구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하루살이 서식지가 묶여 있어 살충제 등을 이용한 방역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공무원들이 직접 투입돼 유충제거 등의 방역활동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