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행동’에 화답한 美…다시 도는 비핵화 시계
“엔진시험장 해체 환영한다”
폼페이오 “검증, 무엇보다 중요”
ICBM 조립시설도 해체 움직임
北, 美에 종전선언 압박 노림수


멈췄던 북미 비핵화 시계가 다시 째깍째깍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엔진시험장(서해 위성발사장) 해체작업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이루기 위한 북미 후속협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장 해체작업에 대한 상응조처로 미국에 ‘종전선언’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미국은 감독관의 투입과 완전한 비핵화를 주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ㆍ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착수했음을 공식확인하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외참전용사회(VFW) 전국대회에서 “북한이 핵심 미사일시험장 해체 절차를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사진들이 나왔다”며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환상적인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매우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와 아시아 전체의 번영과 안보, 평화의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스탠퍼드대학에서 미-호주 외교ㆍ국방장관 회의(2+2 회담)이 끝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동창리 미사일엔진시험장 해체소식을 환영하며 “엔진시험장을 해체할 때, 그 현장에 감독관(inspectors)을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향후 다음 조치로 “북한의 완전한(completely, fully) 비핵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작업이 “6ㆍ12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구두로 약속에 부합한 것”이라고도 말했다.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쇄는 트럼프 대통령이 6ㆍ12 북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약속했다고 공언한 사안이다. 아울러 북미 후속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이행의지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평가되기도 했다. 여기에 오는 27일 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북한으로부터 6ㆍ25전쟁 때 전사한 미군 유해를 돌려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평화정착을 위한 북미 대화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관건은 다음 북미 협상의 핵심의제다. 폼페이오 장관과 미 국무부는 해체작업을 ‘미완’의 조치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검증’을 강조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분명히 검증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something paramount)”며 “적법한 그룹들이 참여하는, 그리고 적법한 국가들에 의해 이뤄지는 검증이 미국 정부가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자발적 비핵화 조치’를 취한 대가로 미국이 추가적인 체제보장 조치를 취해야 할 순서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평양 인근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시설도 해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더불어 이뤄진 ICBM 조립시설 해체작업은 북미 협상의 ‘공’을 미국으로 넘기기 위한 북한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특히 미국의 종전선언 채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와 메아리 등은 연일 미국의 종전선언 채택을 촉구하며 우리 정부에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압박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종전선언은 ‘전쟁을 종료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는 정치적 선언”이라며 “그런데 북한의 비핵화 전에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된다는 오해가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고 싶어도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북한 체제보장을 위해 미국이 취해줄 수 있는 조치는 사실 제한적이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한미가 그에 상응하는 체제보장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